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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재판관 "엊그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이제는 화합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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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13일 퇴임식을 갖고 "우리 헌법재판소는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면서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법의 도리 처음은 고통, 나중에는 이롭다" 한비자 인용 #"이번 진통 통해 성숙한 사회로 거듭나리라 확신" #"국민 여러분의 격려와 질책 모두 값진 선물이었다" #

이정미 권한대행은 "큰 과오 없이 무사히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는 점이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울 따름이다"며 "우리 헌법재판소는 바로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 이번 결정을 함에 있어서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하여, 온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사진=YTN 캡처

사진=YTN 캡처

그는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이번 진통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자유롭고 평등하며, 보다 성숙하게 거듭나리라고 확신한다.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헤 대통령탄핵심판 사건에 대해 선고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헤 대통령탄핵심판 사건에 대해 선고하고 있다.

이 권한대행은 또 한비자의 글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를 인용하면서 옛 중국의 고전 한 소설이 주는 지혜는 오늘도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권한대행은 "늘 헌법재판소를 신뢰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고 그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헌법재판소에 주신 국민 여러분의 격려와 기대, 비판과 질책은 모두 귀하고 값진 선물과 같았다"고 전했다.

이 권한대행은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대전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1년 3월 14일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 지명으로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 헌법재판관이 됐다.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 후 권한대행을 맡아 탄핵심판을 진두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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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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