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들, 한국내 행사 줄줄이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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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 업체들이 국내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를 보이콧하기 시작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전선 넓어지는 ‘사드 보복’ #제주 전기차엑스포 보이콧 직격탄 #텐센트도 ‘서울 마케팅’ 돌연 연기

7일 제주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 측에 따르면 중국 업체 상당수가 사드 갈등 이후 전시 계획을 취소했다. 17~23일 제주 중문관광단지 일대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이 여파로 참가 업체가 당초 계획인 200곳보다 크게 줄었다.

김대환 조직위원장은 7일 서울 한남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드 문제 때문에 상당히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중 전기차 협회를 창립하기로 한 핵심 멤버인 베이징자동차와 지리자동차 등은 예정대로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베이징자동차 부회장 등 핵심 멤버가 한국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러 온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관광객 역시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더 줄어들 걸로 보인다”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국제전기차엑스포에는 한국지엠·현대차·기아차·르노삼성·대림자동차 등 전기차 제조사 및 삼성SDI·한국전력공사 등 관련 기업·기관 등 155개사가 참가한다. 한국지엠의 순수전기차 ‘볼트EV’와 현대차의 ‘2세대 아이오닉’, 르노삼성의 소형 전기차 ‘트위지’ 등이 전시된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최종 불참이 확정됐다.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도 한국서 예정됐던 대규모 마케팅 행사를 돌연 연기했다. 텐센트의 국내 홍보대행사는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서 예정됐던 ‘텐센트 브랜드 솔루션’ 행사를 연기한다고 7일 밝혔다. 이 행사에서 텐센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과 웨이보의 핵심 기능을 소개할 계획이었다.

텐센트 측은 “해외 사업을 맡은 베니 호 수석 이사의 개인 사정으로 부득이 행사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게임 업계는 “사드의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게임 업계에선 “중국 기업들이 ‘이번달부터는 한국 게임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거나 “중국 당국이 한국 게임과 관련해 신규 판호(인허가)를 금지했다고 알려졌다”는 등의 루머가 돌고 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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