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대장정 마친 특검...저장매체 900대, 자료만 16TB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 브리핑룸 마이크. [사진 중앙포토]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 브리핑룸 마이크. [사진 중앙포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일 오후 2시 대치동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마지막으로 모든 수사 및 일정을 마무리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박영수 특별검사와 특검보 등 핵심 관계자 임명을 시작으로 대치동 한 건물에 마련된 사무실에 입주했다. 특검팀은 해당 사무실에서 수사를 통해 모든 자료를 관리하고 분석했다. 특검팀 발표에 따르면 90일 동안 모은 자료는 저장 매체 900개 분량, 증거 이미지만 해도 16TB(테라바이트·1테라바이트=1024GB)에 이른다.

특검팀이 이날 발표한 '박영수 특검 최종 수사결과' 자료는 101페이지에 이른다. 특검팀 일반현황을 시작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입시 및 사학비리 사건' 등 주요 사건 수사결과와 의혹사항 수사 결과, 검찰 이관 사건 등이 적혀 있는 문서다.

특검팀은 90일 동안 수사하며 증거 이미지만 16TB를 모았다. 가정에서 흔히 쓰는 1TB 용량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16개를 증거 이미지로만 가득 채웠다는 의미다. 2GB 용량의 영화 8000편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이 중 특검팀이 증거를 추출한 파일은 9.1TB 정도다.

[사진 박영수 특검 최종 수사결과 자료]

[사진 박영수 특검 최종 수사결과 자료]

이 같은 많은 자료를 저장하기 위해 특검팀은 HDD, 모바일 등 저장 매체 900여개를 활용했다. 또 수사 편의와 대용량 디지털 증거 저장, 네트워크 저장 매체 운영을 위해 '네트워크 부착 저장장치(Network-Attached Storage·나스)'도 활용했다.

특검팀은 모바일 관련 자료를 빠르게 검색하기 위한 MIDAS(Mobile Integrated Data Analysis System)를 운영하며 모바일기기에서 산출한 4700만개의 정보를 분석했고, 통신사실조회요청 220만건, 메신저 송·수신내역 3600만건에 대한 검색 및 수사도 진행했다. 수사 기간 하루 평균 3000번 정도 MIDAS의 자료 검색 기능을 이용한 셈이다.

특검은 또 효율적인 수사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도 도입해 운용했다. PC와 이메일, 전자결제, 통화, 계좌 등 디지털로 된 증거를 사견별로 관리하고 검색하는 데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는 검찰이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도구 IDEAS 시스템을 활용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