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J카페]우버 CEO가 우버 기사에게 욕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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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 하지 마 (Bullshit!)”
세계 최대 차량 공유업체인 미국 우버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우버 운전기사와 거친 설전을 벌여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CEO는 지난달 5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여성 친구 2명과 함께 우버의 프리미엄 서비스인 ‘블랙’ 차량을 호출했다.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승전인 패트리어츠 대 팰컨스 경기를 관람하고 귀가하기 위해 우버를 부른 것이다.

차 안에서 여성 친구 중 하나가 “우버가 힘든 것이 아니냐”고 묻자 캘러닉은 “매년 힘들었다. 사실 그게 내가 할 일이다. 경영이 쉬운 일이라면 내가 그렇게 힘들게 밀어붙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대꾸했다.

이때 차량을 몰던 운전기사 포지 카멜(37)이 대화에 끼어들어 우버의 요금을 놓고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카멜은 “당신은 (우버 블랙의) 기준은 계속 높이면서 요금은 계속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캘러닉은 “경쟁에서 이기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카멜은 “운전기사들의 피해가 크다”고 받아쳤다. 이어 카멜은 “사람들은 더는 당신을 신뢰하지 않는다. 나는 당신 탓에 9만7000달러(약 1억1000만원)를 잃고 파산했다. 당신은 요금을 매일 바꿔대고 있다”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20달러에 시작했는데, 지금은 마일당 얼마인가. 2.75달러?”라고 되물었다.

우버는 리프트 등 동종업체와의 경쟁 심화에 가격 인하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48개 도시에서 이용 요금을 낮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우버 X의 경우 종전 마일당 2.15달러에서 1.75달러로 인하됐다.

프리미엄 서비스인 우버블랙도 지역에 따라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할증하고 적으면 낮추는 ‘탄력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우버가 운전기사 임금을 쥐어짜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

현재 미국 내 우버 운전기사는 시간당 평균 19달러를 벌고 있는데 이는 시간당 36달러까지 벌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우버 측 발표보다 훨씬 낮은 금액이다.

운전기사의 항의에 대해 캘러닉은 “헛소리 하지 말라(Bullshit)”며 “어떤 사람들은 자기 일(own shit)을 스스로 책임지지 않고 항상 누군가에게 전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목적지에 도착한 뒤 “행운은 빈다(Good luck). 하지만 당신은 그다지 멀리 못 갈 것”이라는 냉소적인 말과 함께 거칠게 차량 문을 닫았다.

블룸버그는 캘러닉에 대해 평소 성격이 급하고 다툼을 자주 벌이는 편이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과연 680억 달러(약 78조원)짜리 기업을 운영할 품성을 갖췄는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고 전했다.

이 대화 내용은 카멜이 차량 블랙박스 동영상을 불룸버그에 넘기며 알려졌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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