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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레저] 겨·울·산·사 그 고즈넉함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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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내장사

겨울의 끝자락에 섰다. 4일이 봄의 첫머리, 입춘이다.

겨울의 정취를 마지막으로 맛보는 2월. 한국관광공사가 2월에 어울리는 여행지 네 곳을 뽑았다.

성시윤 기자

1. 정읍 내장산

'오지게' 내린 눈맛 한번 볼까

전북 정읍에는 이 겨울 정말 '오지게' 눈이 내렸다. 정읍시의 명산 내장산으로 간다. 내장산 구역 매표소로 들어가 내장산 뭇 봉우리를 눈으로 어루만진다. 내장산 명물인 케이블카는 사람이 많든 적든 운행 시간에 맞춰 떠난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전망대까지는 15분 남짓.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내장산 일대의 전경. 암벽 사이사이의 협곡은 새하얗고, 협곡 사이로 비죽비죽 암봉이 하늘을 향해 솟았다. 넋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조심해야 한다. 고속버스로 서울~정읍 간은 3시간 소요. 정읍시청 문화관광과 063-530-7165, 국립공원 내장산 관광안내소.

2. 평창 선자령

눈꽃 터널 지나니 동해가 쫙 -

영동고속도로 옛길을 지나던 차들이 꼭 들러가던 대관령 휴게소. 해발고도 832m인 이곳에서 등산화 끈을 조여 맨다. 목적지는 강릉시와 평창군이 경계를 이루는 선자령(1157m). 표고차로는 애오라지 300여m 정도지만 거리는 왕복 11㎞다. 백두대간 상의 선자령에 닿기까지는 눈꽃 터널을 지나야 한다. 그러니 아이젠을 꼭 챙겨야 한다. 남쪽으로는 발왕산, 서쪽으로 계방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이 선자령을 에워싸고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엔 선자령 마루에 서면 강릉시내와 동해 바다도 볼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동서울터미널에서 강릉행 버스(하루 12회. 3시간 소요)를 타고 횡계에 내려 대관령 휴게소까지 택시를 타고 간다. 차로 갈 경우에는 영동고속도로 횡계 나들목으로 나와 456번 지방도로를 타면 된다.

3. 통영 미륵도

'꿈길 60리' 겨울바다 드라이브

통영이 가까워졌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중 미개통 상태로 남아 있던 진주~통영 구간(47.9㎞)이 지난 연말 뚫렸다. 그곳으로 겨울 바다 드라이브를 떠난다. 통영시내에서 통영대교를 건너 미륵도로 들어가 섬 외곽을 둘러친 산양 관광도로를 탄다. 미륵도 주변으로 한려 해상국립공원의 뭇 섬들이 떠 있다. 그 모습이 오죽 낭만적이면 이 길을 '꿈길 60리'라 할까. 해안도로는 해넘이 명소로 유명한 달아 공원을 지난다. 전남 진도군의 '세방 낙조 전망대'와 능히 비교할 만한 곳이다. 세방 낙조 전망대가 도로에 붙어 있는데 반해 달아 공원에서는 다소 발품을 팔아야 한다. 공원 길 따라 관해정을 찾아가 정자에 앉아 일몰을 감상한다. 멀리서 왔더라도 이 순간에는 "오기 잘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통영관광안내소 055-650-5376.

■ 찾아가는 길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타는 방법을 알려드린다.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대전 나들목을 지나쳐 대전터널을 지나자마자 '판암.무주' 표지판을 보고 오른편 램프로 빠진다. 이후 진주.무주 방향으로 계속 진행한다.

4. 제주 섭지코지

돋워라 바람아 '올인'의 추억

제주 3다(多) 중 하나인 바람. 겨울 제주의 바람은 차가운 듯하면서도 부드럽다. 남제주군 성산읍 신양리 해안의 섭지코지. '협지'(狹地: 좁은 땅)라는 뜻의 '섭지'와 곶(串)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 '코지'가 만났다. 2003년 섭지코지의 초원 위에 아담한 크기의 수녀원이 세워졌다. 드라마 '올인' 촬영을 위해 만든 세트장이었다. 그해 가을 이 땅을 덮친 태풍 '매미'에 수녀원은 쓰러졌다. 그 뒤 섭지코지를 찾은 일부 여행자는 허전함마저 느꼈다. 2005년 6월 섭지코지의 초원 위에는 드라마 기념관 '올인하우스'가 들어섰다. 지하 2층에 지상 1층 규모로 오르골 전시관, 카지노 체험관 등이 내부에 있다. 드라마의 추억보다 더 강한 것은 역시 섭지코지의 언덕에서 맞는 제주의 바람이다.

섭지코지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거리인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www.dumoak.co.kr). 제주에 미쳐 20년 동안 제주를 사진 찍고 지난해 5월 세상을 등진 김영갑의 사진 작품들이 걸려 있다. 사진 속에서도 제주의 바람이 부는 듯하다. 섭지코지 올인하우스 064-782-7800,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064-784-9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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