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해결 위해 고스펙 여성 눈 낮추자'…연구위원, 결국 자진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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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해결 대책으로 여성들의 불필요한 고스펙을 줄이고 배우자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 사회관습을 바꾸자고 주장한 연구위원이 보직을 자진 사퇴하기로 했다.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김상호 원장은 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4일 인구포럼에서 발표된 학술 논물 중 최근의 만혼과 독신 현상을 분석한 내용에 부적절한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펙 쌓기의 근절과 독신 남녀의 혼인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안에 있어 부적절한 표현이 사용된 점을 인정한다"며 "향후 원내에서 수행하는 모든 연구에 대해 보다 세심한 검토와 검증을 통해 문제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발표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원종욱 박사가 인구영향평가센터장에서 자진해서 물러나기로 했고, 27일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원종욱 연구위원은 지난달 초 발령받았지만 이번 일로 두 달도 안돼 보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원 연구위원은 제13차 인구포럼에서 '결혼 시장 측면에서 살펴본 연령계층별 결혼 결정 요인 분석'을 통해 출산율 하락의 원인은 혼인율 하락이며 미혼자가 교육에 투자하는 기간을 줄여 혼인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휴학, 연수, 자격증 취득 등 불필요한 스펙 쌓기로 시간과 돈을 허비하는 것을 막아 취업이 빨라지면 혼인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고학력이면서 고소득계층 여성이 선택 결혼에 실패하고 있다"며 "고학력·고소득 여성이 소득과 학력 수준이 낮은 남성과도 결혼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면 유배우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의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상승함에 따라 하향선택결혼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관습 또는 규범을 바꿀 수 있는 문화적 콘텐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는 단순한 홍보가 아닌 대중에게 무해한 음모수준으로 은밀히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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