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8개월 잠적했던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검찰 출석..왜?

중앙일보

입력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와 관련해 고발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27일 오후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홍 전 회장을 대우조선에 거액을 대출해 수조원 대의 손실을 낸 혐의 등과 관련한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지난해 6월 참여연대 등에서 고발한 지 8개월만에 출석한 셈이다. 홍 전 회장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있던 지난해 6월 돌연 휴직계를 낸 뒤 종적을 감춰 지난해 국회에서 진행된 대우조선해양 관련 일명 '서별관회의 청문회'에도 불참하는 등 사실상 '잠적' 상태였다.

홍 전 회장은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산업은행 회장을 맡았다. 홍 전 회장은 재직기간 동안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재무분석을 실시하지 않는 등 감독을 소홀히 해 부실을 방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비공개 경제현안회의인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이뤄진 결정에 따라 2015년 10월 산업은행이 제대로된 조사 없이 대우조선에 4조 200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홍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대우조선 해양 지원 과정에서 들러리 역할만 했다”며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금융당국이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서별관회의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전 회장은 이 인터뷰 직후 AIIB에 휴직계를 낸 뒤 자녀가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등을 오가다 최근 귀국했다.

홍 전 회장이 귀국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에 참여함에 따라 이번 조사 결과가 대우조선의 공적자금 투입 결정과정에서의 정부의 부당 개입 의혹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