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김정남 암살 사건에 신경작용제 VX가 사용된 데 대해 “북한이 사용한 것으로 최종 발표된다면 그것은 국제규범에 대한 아주 심각한 침해행위”라며 “북한이 말레이시아의 영토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와 군축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현지에 도착한 윤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인권 상황이 이제 국제사회가 직접 행동을 취하는 단계에 왔을 정도로 심각하다. 이를 크게 공론화시켜 단호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이끌어내겠다”며 이처럼 밝혔다. 윤 장관은 27일 인권이사회 고위급기조연설을 통해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 군축회의 참석 #"北 인권 심각...국제사회 행동 취할 단계"
-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머리 속에 가장 가장 많이 생각났던 것이 무엇입니까.
- 김정남 암살사건을 거론하기로 했는데 어느 정도 선까지 언급할 생각입니까.
- 차관 대신 장관이 직접 참석하는 것은 우리 정부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인가요.
당연히 그렇습니다. 북한 문제의 가장 중요한 포션이 결국은 핵과 미사일 도발인데, 이 부분이 과거 어느 때보다 엄중해지고 있다는 축면이 하나 있고, 다른 측면에서는 북한의 인권상황이 이제 국제사회가 직접 행동을 취하는 단계로 왔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총체적으로 같이 들어봐야지만 북한 문제를 올바로 접근할 수 있다, 이런 각도에서 이번 유엔인권이사회와 군축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CD에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정부 입장이 무엇입니까.
제네바 군축회의는 비록 속도는 더디지만 안보를 위한 국제 규범을 만드는 회의입니다. 그 동안 화학무기 협약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중요한 국제 규범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회원국인 북한이 중요한 규범을 스스로 위반하고 다른 나라, 다른 회원국의 영토 주권을 침해하고 이런 측면에서 CD회원국들이 과거와는 다른 생각을 갖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말레이시아 경찰이 최종 수사 결과를 아직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를 공론화하기 부담스럽다는 일부 시각도 있는데요.
물론 저희가 발표하는 이런 생각들은 말레이 수사 당국의 결과를 다 염두에 두면서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중간 단계에서 이야기합니다만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면 상응하는 이야기를 또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에 많은 북한인들이 연루돼 있고 용의자들이 말레이 수사당국의 수배를 받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국제여론이 많은 우려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 VX 관련해서 어떻게 언급할 생각입니까.
VX는 화학무기 협약에 금지돼 있는 아주 강한 신경작용제, 금지된 화학무기입니다. 과거 도쿄에서 사용됐던 사린 가스보다 100배 이상 강력한 화학무기라고 하겠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무기를 어느 나라도 사용하기를 자제해 왔는데 북한이 사용한 것으로 최종 발표된다면 그것은 국제규범에 대한 아주 심각한 침해행위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유지혜 기자, 제네바=외교부 공동취재단 wisep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