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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보울 사령탑은 MS사 CEO와 동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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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홈그린 시호크스 감독

카우허 스틸러스 감독

육군이냐 공군이냐. 6일(한국시간) 벌어지는 제40회 수퍼보울(디트로이트 포드필드)에서 피츠버그 스틸러스 빌 카우허(48) 감독과 시애틀 시호크스 마이크 홈그린(57) 감독의 불꽃 튀는 지략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요즘 미국인들은 "수퍼보울 우승팀 감독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최고경영자(CEO)와 동급이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53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며 신출귀몰하는 전략과 전술로 경기를 풀어 수퍼보울까지 끌어올린 사령탑이야말로 대기업을 움직여 성공의 반열에 올려놓은 최고경영자의 능력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우허 감독과 홈그린 감독은 나란히 1992년부터 지금까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리그 최장수 현역 감독이지만 상반된 개성과 경기 운영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스틸러스에서만 14번째 시즌을 맞은 카우허는 선이 굵고 경기 중에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다혈질이다. 경기에서는 수비를 우선하고 공격에선 패싱보다 러싱공격을 앞세운 '육박전' '백병전'을 즐긴다. 말하자면 육군스타일이다.

수퍼보울에는 딱 한 번(96년) 올라가 댈러스 카우보이스에 졌고, 콘퍼런스챔피언 결정전에서 1승4패로 약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세 경기를 모두 원정경기에서 이기는 뚝심을 앞세워 최고 무대에 진출했다.

현역 시절 무명 쿼터백이었던 홈그린은 92년 그린베이 패커스 감독으로 부임한 뒤 97년 수퍼보울 챔피언에 올랐고, 98년 시호크스로 옮겨 6년 만에 역시 팀을 최고 무대로 이끌었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로큰롤 밴드에서 활약한 경력도 있다.

선수들에게 큰 소리 없이 차분히 설명하는, 인자한 아저씨 스타일이다. 경기에서는 쿼터백 중심의 패싱공격을 자주 사용하는 스타일로 고공침투와 '공중전'을 즐긴다. 쿼터백 출신답게 스티브 영, 브렛 파브 등 대형 쿼터백을 키워냈다.

두 사령탑은 '딸부잣집'의 아버지라는 공통점도 있다. 카우허는 딸만 셋이고, 홈그린은 딸 넷에 손녀만 네 명을 둔 할아버지다. 카우허의 아내 케이는 농구선수 출신이며 큰딸 미건은 프린스턴대학에서 농구선수로 뛴다. 홈그린의 아내 캐시(간호사)와 딸 캘러(의사)는 수퍼보울 참관을 제치고 콩고로 의료 봉사활동을 갔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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