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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재판의 신뢰 훼손하려는 시도 우려"…안종범 출석, 탄핵심판 마지막 증인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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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시작 전에 당부의 말씀 한가지 드리겠습니다. 심판정 안팎에서 사법권의 독립과 재판의 신뢰를 훼손하는 여러 시도에 대하여 다시 한번 우려를 표합니다. 이 심판정에 있는 모든 분들은 재판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절대 삼가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헌법재판소에서 22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사법권의 독립’과 ‘재판의 신뢰’를 강조했다. 자리에 착석하자 마자 변론 시작 전에 이례적으로 한 작심 발언이었다.

지난 15차 변론에서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가 “왜 재판을 함부로 진행하느냐. 그럴 거면 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해요”라며 재판부에 소리를 지른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권한대행은 국회 측과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출석을 확인한 뒤 김 변호사에게 ”지난 기일 변론 종결 선언 후에 변론기일을 달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오늘 말씀하신 기회를 드린다고 말씀 드렸고 이따가 적절한 시간에 발언 기회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이 권한대행은 또 김 변호사에게 “건강에 유의하셔서 미리 적절한 조치를 취하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변론기일에서 본인의 당뇨병을 언급하며 “어지럼증이 지금 있다. 음식을 조금 먹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22일 16차 변론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출석해 이번 탄핵심판의 마지막 증인신문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16일 5차 변론에이어 두번째 출석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이어서 그간 변론에서 나온 내용 중 다시 확인할 게 있다”는 대통령 측의 증인 신청에 따른 것이다. 이날 나오기로 한 최순실씨는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했다.

이날 변론에선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과 최종 변론기일의 연기 여부 등이 결정된다. 재판부는 지난 15차 변론에서 대통령 측에 “박 대통령의 출석 여부를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 측의 요청대로 최종 변론기일을 다음달 2, 3일로 미룰지에 대해서도 결정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앞서 대통령 측은 “마지막 증인신문 이후 최종 변론기일까지 5~7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최종 변론을 위해 준비할 것이 많은데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호진·서준석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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