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씨 공판에서 고영태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녹음파일에는 최씨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인 고원기획의 김수현 전 대표와 최씨의 비서 역할을 했던 류상영 더블루케이 부장, 고영태씨 등이 대화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녹음파일에서 지난해 6월20일 류 전 부장이 김 전 대표에게 "거기는 아방궁이 될 텐데"라고 묻자, 김 전 대표는 "세 채 있는 게 거기 거기냐"라고 말했다.
이어서 류 전 부장이 "자리는 맞는데 한 10여 채 지어서 한 채는 VIP, 그것도 원래 계획도가 있었는데 영태한테 달라고 하진 않았어"라며 "맨 끝에 VIP동, 맨 안쪽이. 앞쪽에 한 10동 순차적으로 있고 거기 들어가는 길 좌측, VIP는 우측 전용 길로 해서 끝까지 가는. VIP 아방궁은 어차피 하기로 했으니까 거기로 가고"라고 말했다.
이 같은 통화가 있고 다음 날인 지난해 6월21일 이 둘은 다시 통화를 하며 'VIP 땅'을 재차 언급하기도 했다.
류 전 부장이 김 전 대표에게 "가족 외에는 아직 정보 단속 잘해야지"라며 "누가 무슨 VIP 땅 갖고 흔들고 다닌다고 소문나면 다 끝나는 거 아니냐. 또 안 하느니만 못한 게 되잖아"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의 이 같은 대화를 가리켜 "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평창군 소재 이목정리 299번지 토지에 대통령 퇴임 후 사저를 포함해 여러 채의 건물을 지을 예정이고, 이를 위해 주변에 도로교통 등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