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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웹서비스 준비, 이상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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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MS는 전통적으로 중소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지금도 여전히 중소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MS 제품의 점유율이 가장 높다.

하지만 웹서비스가 실용성을 갖추고 업계에 커다란 혁명을 가져올 기술로 부상함에 따라, 과연 MS가 좀더 규모가 큰 기업들을 끌어안는데 필요한 것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MS는 ‘표준’과 ‘운영체제’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으며, 그 독점적인 접근자세를 바꾸지 않는다면 웹서비스 시대에는 그다지 경쟁력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MS가 PC데스크톱 시장을 장악할 무렵, 이미 윈도우 운영체제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MS 프로그램을 사용하게 됐으며, 이는 MS가 성공하는데 부분적으로 기여해왔다. 이어 이 회사는 웹브라우저 시장에서도 독점적인 위치에 올랐고 사람들은 불공정하다고 외치면서도 결국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MS는 기존의 공급망을 이용하는 것만으로 운영체제의 성장이라는 안전지대에 탄탄하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비즈니스의 상호운용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싶어하는 MS에게 과거의 이러한 안전장치는 오히려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BM과 MS가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직원 100∼1000명 정도의 중간규모 기업들을 생각해보자. 이 시장은 보통 기술 변혁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포천지 선정 1000대 기업들과는 달리 중간규모의 회사들은 제품 개발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투자할 만한 여력이 없다. 그렇다고 소규모 회사들이 사용하는 패키지를 사용하자니 이 제품들은 좀더 규모가 커지게 되면 필요한 확장성이 부족하고 보안 장치나 제품의 질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이유로 중간규모 시장의 이 공백은 ISV(독립소프트웨어개발사)들이 만들어내는 솔루션에서 어쩌다 흘러나오는 기업 소프트웨어들이 채워왔다. ISV들은 자신들의 지원을 통해 성공시킬 만하다고 생각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항상 공동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부분의 중간규모 회사들은 서버, 유저용 PC나 터미널에 여러가지 플랫폼을 혼합해서 사용한다. MS가 가까운 미래에 윈도우 환경 외의 다른 기기들을 지원할 조짐은 없다. MS는 자사 공급망을 통해 오가는 메시지들을 관리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기업 사용자들이 직접 메시지를 관리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2003년도에 접어들면서 웹서비스 기술은 IT 업계에 대변혁을 가져오고 있다. J2EE와 XML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웹서비스는 언어나 데이터 형식 차원이 아닌 상호운영성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제는 여러가지 표준을 통제할 수 있는 단일 기업이란 있을 수 없으며, 거대 기업에 의해 좌지우지될 독점적 기술도 없다. 따라서 얼마나 좋은 기술인가, 구입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가에는 관계없이 산업 표준들과 진정으로 상호운영이 가능한 솔루션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지난 3년 이상 MS는 표준 기반의 개발을 위해 엄청난 양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서도 동시에 그 기반을 침식시켜왔다. 처음 선보인 J++와 패스포트가 시장에서 외면당하자 C#와 닷넷으로 옮겨갔다. 비록 주위의 눈치를 살펴가며 자바에 슬그머니 발을 들여놓기도 하고 리눅스에 대해서도 좀더 화해 무드를 보이고 있지만, MS는 여전히 윈도우 환경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MS는 광고 캠페인을 통해 여러 회사들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매끄럽게 오가는 세계를 묘사하고 있다. 이 같은 환상은 정말 매혹적이지만, 말 그대로 환상일 뿐이다. 업무 통합은 단순한 XML 연결성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MS가 이 같은 환상을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것은 장기적으로 웹서비스 관점에서 볼 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비즈니스 전문가들이 윈도우만을 고집하게 될 때는 말할 나위도 없다.

다른 한편, IBM을 비롯한 여러 회사들은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공개 표준들을 채택하고 있다. 기반 제품들은 점점 더 성숙해지고 있으며, 업체들은 인기있는 기술들을 이용해 특정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요소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가지를 뻗기 시작했다. MS가 지금도 인프라를 확장하고 닷넷 비전 알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자바 시장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표준화하는 일과 개발 툴을 좀더 다듬는 일에 다시 한번 집중하고있다. 이것이야말로 중간규모의 시장이 늘 기다려 오던 것이다.

지난해에 분수령을 이룬 사건이 있었다면 IBM에서 이클립스 프로젝트를 출범시킨 다음 오픈소스 공동체에 이를 기증한 것이었다. 수백 개의 업체들이 자원과 지적 자본을 한데 모음으로써 전세계의 신기술을 도입하려는 사람들에게 플러그 앤 플레이 툴과 설비들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클립스와 같은 업계의 노력은 중간규모 회사가 필요로 하는 전체적인 제품 솔루션을 실현시키는데 많은 공헌을 하게 될 것이다. 한 업체가 중간규모 비즈니스에 필요한 상호운영이 가능한 솔루션 전체를 공개 표준의 채택 없이 제공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웹서비스에서도 일익을 담당하고, 중간규모 회사들도 잡고 싶다면 MS는 방향을 바꿔 기존의 모든 시스템들(리눅스까지도)과도 상호운영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자료제공 : ZDNet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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