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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재과정 짙은 베일속에 가려 고향출마 꿈꾸는 "정치지망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고객이 말긴 돈 1백40억원을 빼돌려 부동산을 무더기로 사들였다 구속수감된 영신상호신용금고 회장 김일창씨 (47)는 누구인가.
수사에 나선 대검 중앙수사부가 은행감독원의 고발을 받은지 하루만에 전격구속,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함으로써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김 회장은 검찰조사 과정에서 『나는 정치인이 되는게 꿈이다. 최근 국회의원출마를 염두에 두고 정치를 하려한다는 소문이 나돌자 나의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남 홍성이 고창인 김씨가 정치에 뜻을 둔 것은 70년대말. 고향에서 출마하기 위해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오토바이를 돌린 것이 말썽이 나 국회의원선거법위반협의로 벌금 30만원을 문적도 있다. 당시 소문으로는 같은 지역구의 공화문 실력자이던 J모씨의 힘에 밀려 도중하차했다고 알려졌었다.
또 최근 금 회장이 서울 청진동의 이름난 한정식집 「장원」을 인수한 것도 정치와 연관시켜 보는 사람이 많다. 장원은 자유당시절부터 정치마당의 협상밀실로 소문난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정계복귀설이 나돌고 있는 구여권의 거물정치인을 위해 김 회장이 파티를 열어주었다는 소문도 있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이 정치입문을 위해 뛰어다닌다는 소문과 함께 거물 정치인과 손 잡기위해 여러가지 줄을 대는데 노력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은 86년8월 사기협의로 징역l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현재 집행유예기간에 있기 때문에 과연 11대의원 선거에 출마하려 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김 회장의 학력은 광천상고를 나와 대학에 다니지 않고 경영대학원을 수료한 것이 전부.
재산을 모은 과정은 베일에 가려있고 법인등기상에는 전혀 그의 명의로 해놓지 않고 있으나 주변에서는 사채놀이로 돈을 모았다고 알려져있다.
20대에는 인천에서 부두노동자· 행상등 막일을 하기도 한 자수성가형으로 근검 절약은 유명하다는 것.
71년 영신상호신용금고를 세운후 초대사장에 잠깐 취임했다가 친척등에게 경영을 맡긴후 표면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영신금고의 직원은 90%쯤이 고향출신으로, 특히 고향에 대한 애착은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사건이 터지자 증권가에서는 김씨의 배후에 실력있는 비호세력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으며 대주신용금고사건 때처럼 이례적으로 검찰수사가 빨리 종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김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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