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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다보스포럼] '친디아' 인기몰이 … 일본은 찬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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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올해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이 닷새간 일정을 마치고 29일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은 '친디아(Chindia.China+India)주 초강세, 일본주 약세'로 요약된다.

그만큼 중국과 인도의 높아진 경제 위상을 다시 확인하는 무대였다. 두 나라는 올해 포럼의 주제를 석권하며 참석자들과 언론을 몰고 다녔다. 반면 10여 년 긴 불황 터널에서 벗어난 일본은 친디아에 밀리는 형세였다.

올해 포럼에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89개국에서 2300여 명의 각계 지도자가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이명박 서울시장 등이 참가했다.

◆ '친디아' 세계 경제의 관심사로=중국의 행보는 단연 돋보였다. 포럼 첫날 "2007년부터 '글로벌 산업 정상회의'를 베이징에서 개최키로 했다"고 발표하는 등 이슈를 선점해 나갔다. 중국은행은 개막일인 25일 현지에서 "중국이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 됐다"고 선언했으며, 이는 바로 서방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 PwC의 설문조사도 중국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 포럼 개막에 맞춰 공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45개국 1410명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78%가 비즈니스에서 중국을 가장 중요한 나라로 꼽았다. 포럼 설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도 "중국의 부상이 모두를 위한 기회가 되고,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중국이 세계 경제의 '주빈'임을 확인했다.

인도도 큰 관심을 끌었다. 포럼의 244개 행사 가운데 인도 관련이 12개로 지난해에 비해 두 배로 늘었다. 인도 정부도 파견 인원을 지난해 30명에서 80여 명으로 늘렸다. 인도 정부 관리들은 '인도 시장을 믿고 투자하라'며 외국 기업인들에게 공격적인 세일즈 활동을 펼쳤다.

반면 일본은 '찬밥 신세'가 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요미우리 신문은 30일자에서 "올 다보스 포럼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개혁 성과와 경제회복 등을 설파했으나 회의장은 썰렁했다"며 "일본의 존재감은 희박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아울러 2006년 세계 경제 전망 분과회의에서 "일본 경제는 회복세에 있기는 하지만 이제 세계 경제 기여도는 작다"는 지적도 받았다고 보도했다.

◆ 빈부 격차도 단골 의제=빈부 격차 문제는 올해도 논쟁거리였다. 관련 행사만 10여 개나 됐다. 참석자들은 빈부 격차가 심해질수록 성장동력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세금을 올려 저소득층을 지원하기보다 저소득층에 좋은 교육 기회를 주는 등 제도적 접근법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아일랜드의 록그룹 U2의 리드싱어 보노가 아프리카를 돕기 위해 명품 회사들과 '레드' 브랜드 출시를 발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베네수엘라 등 자원대국들이 외치고 있는 '자원 민족주의'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전진배 기자

◆ 다보스포럼(Davos Forum)=매년 1~2월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연차총회. 전 세계 국가원수급 정치인과 굴지의 기업 CEO 등 2000여 명의 VIP가 참석해 세계적인 정치.경제 이슈를 토론하는 장이다. 1981년 이후 계속 스위스의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최하고 있어 다보스 포럼으로도 불린다. WEF는 하버드대 경영학교수 출신의 클라우스 슈바프가 세운 비영리재단으로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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