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8년만에 '재결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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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 8년 만에 재결합한다.

서태지 양현석 이주노 세 멤버는 최근 재결합에 기본적으로 합의, 세부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1996년 전격적인 해체로 각자의 길을 걸어왔던 이들은 8년 간의 공백이 있었던 만큼 완전한 재결합이 아닌 단발성 공연 이벤트를 기획해 한시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나온 얘기로는 오는 7월 내지 8월께 '서태지와 아이들' 이름을 내걸고 대규모 국내 공연을 펼치는 방식이다.

일단 오는 24일 일본에서 돌아오는 서태지가 귀국 기자회견 자리에서 컴백 문제에 관해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와 솔로 7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서태지는 지난주 일본에서 극비리에 회동을 갖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재결합에 관련해 뜻을 모았다. 이에 이주노 역시 재결합 이벤트를 갖는데 동의함으로써 구체적으로 일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팬들의 끊임없는 재결합 요구에도 메아리가 없었던 세 멤버가 전격적으로 재결합 무대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아이들 그룹의 원조로서 갖고 있는 일종의 사명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세븐의 중국 프로모션 동행 길에 앞서 일본을 방문해 서태지를 만나고 온 양현석은 "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가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우리가 꾸미는 대형 이벤트가 가요계 회생의 작은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물론 해체 이후에도 변함없는 애정을 보내주고 있는 팬들의 사랑에 보답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비록 재결합 공연은 하지만 음반을 발매하고 계속 함께 활동하는 식의 완전한 그룹 재결성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한 측근은 "음반을 발표하고 가수 활동을 함께 하는 얘기는 아직 나온 것이 없다. 올 여름 성대한 공연을 기획한다는 정도만 확정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재결합은 해체 이후 끊임없이 제기됐던 가요계의 핫이슈. 최근까지도 한 대기업은 앨범 한 장을 발매하는 조건으로 100억 원의 거액을 제시하며 이들의 재결성을 추진하기도 했다.

92년 <난 알아요>로 태풍처럼 데뷔한 서태지와 아이들은 기존 대중문화의 판도를 뒤집으며 단번에 최고 스타 자리를 꿰찼고 '20세기 최고의 대중 문화 히트 상품'으로 불릴 만큼 위세를 떨쳤다. 96년 전격 해체 후 서태지는 가수로, 이주노는 가수 겸 방송DJ로, 양현석은 YG엔터테인먼트의 제작자로 각각 활약하고 있다.

이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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