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정기 이사회에 10대 그룹 대부분 불참… 해체 가속화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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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해 위기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7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한다. 전경련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비공개로 오찬을 겸한 이사회를 연다. 이번 이사회는 차기 회장의 공식 선출을 위해 소집하는 24일 정기총회에 올릴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자리다. 올해 사업 계획과 방향 등도 논의하기로 돼 있다.

그러나 LG, 삼성, SK이 이미 탈퇴서를 제출해 더 이상 회원사가 아니다. 아직 탈퇴서를 내진 않았지만 회비 납부를 중단한 현대차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10대 그룹 중 대부분은 이날 이사회에 오지 않을 예정이다.

이날 퇴임하는 허창수 회장을 대신할 차기 회장 후보도 현재로는 없다. 이사회에서 차기 후보에 대한 결정이 나올지 주목된다. 현재로는 "그 무엇도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사업 계획 수립도 안갯속이다. 전경련 살림살이의 대부분을 책임져온 4대 그룹이 모두 탈퇴하거나 회비 납부를 중단해 지금까지 해 온 사업도 중단해야 할 판이다.

이날 이사회의 결과에 따라 전경련 해체와 관련된 일정이 정해질 전망이다. 24일 정기 총회까지 후임 회장을 구하지 못하면 바로 해체 수순으로 돌입한다. 최순실 국정 농단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아온 전경련은 ‘환골탈태’를 약속해 왔다. 하지만 조직 혁신을 이끌 회장 선임에 실패하면 전경련 개혁 작업은 동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이날 이사회는 회장단과 상임이사, 이사를 비롯해 회원사 100여 곳이 참석 대상이다.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의결 요건이다. 위임장을 내면 참석으로 인정된다. 사무국이 여러 중견 기업의 위임장을 확보해 둔 상황이라 정족수는 채울 것으로 보인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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