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남 피살]외국인 청부살인 가능성 무게…85년 김포공항 폭탄 테러처럼 미제로 남나

중앙일보

입력

1986년 9월 14일 김포공항 폭탄 테러를 1면 기사로 다룬 본지 지면[중앙포토]

1986년 9월 14일 김포공항 폭탄 테러를 1면 기사로 다룬 본지 지면[중앙포토]

김정남 피살 여성 용의자가 말레이시아 현지 경찰에 “공항에서 만난 남성 4명이 ‘승객들에게 장난치자’고 제의했다. 살인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번 사건이 외국인을 고용한 청부 살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6일 일본 지지통신은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을 인용해 “말레이시아 경찰은 여성 2명이 김정남 암살을 위해 고용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제3국 인물을 동원해 청부 살인을 했다는 분석이 사실이라면 사건 해결에는 오랜 시일이 걸릴 수 있다.

북한은 80년대 외국인을 고용해 국내에서 테러를 벌였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일주일 앞둔 9월 14일 김포국제공항 1층 쓰레기통에서 시한폭탄이 터져 5명이 숨지고 33명이 다쳤다. 당시 정부는 폭발물를 분석해 북한 소행으로 추정했으나 범인을 잡지 못해 미제 사건이 됐다.

사건의 전모는 23년이 지난 2009년에야 드러났다. 당시 스위스 기자가 동독 정보기관 슈타지(STASI) 비밀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는데, 아랍계 테러리스트 아부 니달이 북한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고 테러를 했다는 점이 기록됐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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