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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4차 산업혁명과 농식품 산업의 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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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는 1798년 『인구론』을 통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인류를 파멸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20세기에 세계 인구는 60억 명에 육박하며 19세기의 16억 명에서 4배나 증가했지만, 경작 가능한 토지는 크게 늘지 않았다. 그런데도 맬서스의 주장처럼 식량위기가 닥치지 않은 이유는 질소비료 합성, 농기계 발명 등 새로운 농업기술의 개발·보급으로 농업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덕분이다. 이처럼 농업 분야 기술의 가치와 중요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고 크다.

작년 1월 스위스에서 개최된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다. 선진국의 석학들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주역으로 바이오산업, 3D 프린터, 로봇, 인공지능(AI), 스마트폰 등을 거론했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화 기술을 바탕으로 한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에 있지만 기존의 산업혁명과는 크게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존하는 직업의 절반이 사라지는 등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가 도래할 것이라고 한다.

농업 분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세계 각국이 스마트팜을 비롯하여 농업용 로봇,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을 농업에 속속 적용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은 토양, 기후 등 환경적 제약을 넘어 시장 상황에 따라 생육속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바야흐로 농업도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우리 농업은 시장개방 확대와 농업소득 정체, 고령화 및 양극화 심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영세·고령화된 우리 농업이 미래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하여 노동집약 산업이었던 농업을 기술·정보집약 산업이자 미래산업으로 변모시켜야 한다. 우리 농업도 전통적인 1차 산업에서 벗어나 ‘보는 농업’, ‘생명농업’, ‘신소재농업’, ‘관광농업’ 등 고부가가치 미래성장 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 농업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농식품 기술의 개발·보급을 담당하는 핵심 주체인 학계, 연구계 및 산업계 전문가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외 산학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2017 농식품 과학기술 미래전망대회’가 열린다. ‘농식품 과학기술의 미래와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정부와 각계 전문가들이 농식품 과학기술의 미래를 전망하고 연구개발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라 변화속도”라고 지적했다.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빨리 움직이는 물고기가 느리게 움직이는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한국의 강점인 첨단 과학기술,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적극 활용한다면 우리 농식품산업은 얼마든지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이번 전망대회가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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