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이스라엘 "쓰나미 덮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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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 충격에 휩싸인 이스라엘=AFP통신 등 외신들은 팔레스타인 내각이 26일 총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이스라엘의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권한대행이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사태는 쓰나미(지진해일)를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전 총리는 "하마스가 집권하면 국제 원조가 끊길 것이고, 그러면 10만여 명의 팔레스타인 공무원에게 월급을 줄 수 없을 것"이라며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을 통치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우익 야당들은 자국 정부를 향해 "하마스가 선거에 참여하도록 손을 놓고 있었다"며 비난했다.

◆ 각국 반응=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선거결과가 알려진 뒤 워싱턴에서 스위스 다보스 포럼으로 위성 중계된 토론에서 하마스에 대해 "한 쪽(하마스)이 다른 쪽(이스라엘)의 존재를 부정한다면 평화회담 일정이 계속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변화를 원했다는 사실이 선거결과에서 드러났다"면서도 "그들의 평화를 향한 열망엔 변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라이스는 "선거결과는 매우 공정했으며, 압바스 수반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베니타 페레로발드너 유럽연합(EU) 대외관계 담당 집행위원은 "평화적 수단을 쓴다면 어떤 팔레스타인 정부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EU는 3년 전 하마스를 테러조직 명단에 올렸다. dpa통신은 복수의 EU 외교관들이 "하마스가 무장투쟁 노선을 폐기하고 이스라엘을 파괴하겠다는 과거 입장을 바꾼다면 블랙리스트에서 하마스를 빼고 대화 상대로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중동의 이슬람 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요르단 이슬람 행동전선(IAF)의 지도자 아잠 후나이디는 "이번 선거 결과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뜻을 드러낸 것이며 어느 정당, 어느 국가도 이를 무시할 수 없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영.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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