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를 떼어내고도 6일 동안 의지로 생존한 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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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능 치료 중 딸을 보며 즐거워 하는 멜리사 베누아 [사진 University Health Network]

폐기능 치료 중 딸을 보며 즐거워 하는 멜리사 베누아 [사진 University Health Network]

캐나다에 사는 멜리사 베누아(32)는 선천성 폐질환을 앓았다. 폐를 보호하는 점액이 다시 만들어지는 기능이 악화돼 점점 폐를 망가뜨리는 질환이다. 지난 몇 년간 폐기능이 약해지던 베누아는 결국 독감까지 앓게 되면서 지난해 4월 토론토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베누아는 병원에서 두 폐를 떼어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두살짜리 딸을 둔 엄마로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소리였다. 하지만 고장난 폐는 이미 축구공처럼 딱딱하게 부풀어오른 채 굳어 있었다. 결국 베누아는 수술대에 누웠고, 양쪽 폐를 잘라냈다. 폐를 잘라내는 수술에만 9시간이 걸렸다.

베누아는 기증된 폐를 기다리면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했다.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뽑아내는 호흡기에 의존한 채 베누아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냈다.

사경을 헤매는 동안 그의 생존 의지를 북돋운 존재는 딸 올리비아(2)였다. 베누아가 고통을 헤맬때 가족들은 딸의 사진을 보여주며 “올리비아를 위해 싸워야 해”라고 응원했다. 그때마다 베누아는 정신을 가다듬으며 폐 기증자를 기다렸다.

기다림은 6일 동안 이어졌고, 베누아는 결국 폐를 이식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10개월이 지난 최근, 건강한 모습을 되찾아가는 그의 이야기를 병원이 공개했다. 병원에 따르면 의사들은 “놀라울 정도의 회복 능력을 보여줬다”고 한다.

베누아의 딸 올리비아(오른쪽)는 폐를 잘라낸 엄마가 6일을 버틸 수 있는 힘이었다 [사진 University Health Network]

베누아의 딸 올리비아(오른쪽)는 폐를 잘라낸 엄마가 6일을 버틸 수 있는 힘이었다 [사진 University Health Network]

선천성 질환으로 신장까지 망가진 베누아는 현재 새로운 신장 기증자를 기다리며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건강은 폐 이식 이전보다 급격히 나아진 상태다.

베누아는 “나 같은 고민을 하는 다른 엄마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나에겐 언제나 사랑스러운 가족이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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