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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다시 태어났다|종합개발 준공1년…어떻게 변했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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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0일은 한강 종합개발준공 1주년기념일이자 제1회 「한강의 날」.
우리 앞에 새로 태어난 한강은 1년동안 우리에게 무엇을 안겨주고, 또 무엇을 잃게 했는가. 보다 맑고 푸르고 생명력있는 한강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케 해야 하는가.
한강은 1년동안 고수부지시민체육공원·낚시터등 시민들에게 새로운 휴식공간을 제공했다. 또 유람선·요트등 수상레저시설과 강변축제·전시공간 제공등을 통해 새로운 강변문학을 형성했다.
올들어 잠수교가 6차례물에 감기는등 큰 비가 왔지만 넓고 깊어진 한강덕분에 큰 물난리는 없었다. 하수처리장이 일부 시험가동되고 정상가동이 가까와지면서 강물도 맑아져가고있다.
그러나 개발에 따른 부작용과 문제점도 많았다. 자연상태를 인공적으로 개발하면서 일부 철새들이 사라지는등 생태계에 변화가일어나고 있다. 고수부지시민공원에 들어가려해도 연결도로및 통로가 아직도 부족하고, 올림픽대로는 개통1년도 못돼 곳곳에서 교통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시민들의 공원이용질서와 관리상의 문제점도 많아 보다 맑고 푸른 한강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시민정신이 요구되고있다.
◇휴식공간=여의도·잠실등 13개지구 2백10만평 고수부지 시민공원에 있는 각종 운동시설·낚시터·산책로·자전거도로 등을 8월말현재까지 1백83만3천6백33명이 찾았다. 평일에도 평균 6천7백83명, 공휴일에는 그 5배인 3만8천5백12명꼴로 이용, 주로 가족들끼리, 스포츠동호인들끼리 즐겨찾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고수부지로 직접 연결되는 시내버스등 대중교통수단이 적고, 연결도로·통로등이 부족한실정. 한강개발의 상징인 청담가로공원도 차가 없는 시민들은 들어가기가 어렵다.
◇수상레저시설=지난해10월부터 운항을 시작한 4개코스 8척의 유람선에는 그동안 66만9천6백81명이탔다. 평일에는 평균 2천4백88명, 공휴일에는 6천5백63명꼴. 그러나 주변경관이 온통 콘크리트 숲으로 자연미가 없고 한강연안유적복원사업도 마무리되지 않아 볼거리가 없는게 홈이다.
올 여름에 운항을 시작한다던 다른 레저시설중 요트는 지난6월 문을 열었지만 보트·수상스키등은 이달말에나 운항을 시작할 예정.
◇치수기능=강바닥 물길을 정비하면서 평균수심을 2·5m 깊게, 5백m도 안되던 강폭도 7백25∼1천1백75m로 넓혀 물길을바로 갑은 덕분으로 올해에만도 잠수교가 6차례나 물에 잠기는등 여러차례 큰비가 내렸지만 수위는 낮아 한강수위상승으로 인한 큰 피해는 없었다. 7월27일 김중호우때 강우량과 팔당댐방류량은 84년9월 홍수때와 비슷했지만 잠수교는 9·33m, 인도교는7m의 수위(84년9월홍수때 잠수교12· 5m, 인도교10·5m를 보였다.
◇맑아지고 있는 강용=7월부터 시험가동중인 안양·난지하수처리장외에도 탄천하수처리장이 오는 10월, 중낭하수처리장이 12월부터 정상가동되면 노량률부근 한강의 수질는 쳔재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3·7PPM에서 상수도취수용수로도 쓸수있는 3PPM수준으로 맑아진다. 한강물은 84년 6·7PPM, 85년 4·7PPM, 85년 4·5PPM으로 계속맑아지고 있다.
◇생태계변화=강물이 맑아지고 휴식공간은 넓어졌으나 강바닥을 파냄으로써 물이 깊어지고 폭이 넓어져 새들의 안식처인 얕은 초지와 습지가 사라져 철새가 줄었다. 재두루미·도요물떼새류·백로·왜가리와 잠수하지 않고 얕은 물속에서 먹이를 찾는 청둥오리·고방오리등 오리류는 크게 줄었다. 대신 강물속에 잠수해 먹이를 찾는 비오리·횐죽지오리등 어식성잠수형조류는 늘었다. 지난7월말 고수부지 잔디가 멸강충 피해를 본 것도 천적인 종달새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
한편 물고기는 85년 62종4천4백42마리, 86년 69종 5천6백46마리등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 서울시는 생태계변화에 대응키 위해 종합적인 조사작업을 펴는 한편 밤섬일대 4만7천6백평에 갈대숲을 조성하고 갯버들·달풀등을 심고 잘려나간 땅을 완경사지로 정비하여 철새도래지로 보존키로 했다.
◇아쉬운 시민의식=아무리 좋은 시설도 이용자들이 갈 가꿔야 하는 법. 멀정한 블록을 깨뜨려 낚시깔판으로 삼고, 푸른 잔디위에 차를 세워놓는다.
수도꼭지가 사라지고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고 벤치는 칼질 투성이.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가 올들어 지도단속한 불법행위는 모두 4천4백75건, 무단주차가 4백57건, 불법낚시행위 8백69건에 오물을 버리는 행위도 4건. 쓰레기는 매일 손수레 42대분인 13·3t을 쳐내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한강종합개발 준공일인 9월10일을 「한강의 날」로 정해 각종행사(별표)를 벌여 한강가꾸기 범시민운동을 전개해나가기로 했다. <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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