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 열 달 동안 배부르게 해줄게"…페이스북 글 논란

중앙일보

입력

[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배부르게 해줄게"라는 표현이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페이스북 상에서 37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한 페이지에는 "내가 해줄게 배부르게"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다른 남자가 너 배고프다할 때 뭐 사준다고 따라가지마. 내가 열 달 동안 배부르게 해줄게"라고 적혀있다.

이 게시물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지며 논란이 됐다. '배부르다'는 표현의 사전적 의미에는 '더 먹을 수 없이 양이 차다'는 뜻과 '임신하여 배가 불룩하다'는 의미 등이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표현은 임신을 통해 남성이 여성을 구속시킨다는 뜻을 담고 있어 일부 네티즌에게 반발을 야기했다.

이 글을 본 일부 네티즌은 자신이 비슷한 내용의 말을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한 네티즌은 "학교 남자선생님이 학생한테 저 말을 했다"며 "진짜 역겨웠다"고 했다. 이 댓글에는 "같은 학교인 것 같다"며 지역을 확인하는 또 다른 네티즌의 댓글도 달렸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예전에 중학교 선배가 '아 배불러' 했는데 남자 음악 선생님이 '열 달 동안 배부르게 해줄까?'했던 일화가 생각난다"며 "정말 끔찍했다"고 회상한 댓글도 등장했다.

해당 페이지 측은 "불미스러운 게시물로 팔로어분들께 불편을 드려 사과 드린다"며 "제가 봐도 말이 안 되는 게시물이었고 새로 들어온 관리자가 잘못 올린 게시물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게 주의해서 업로드 하겠다"고 사과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한편 미시건 주립 대학교 인간 개발 조교수 헤더 맥콜리(Heather McCauley)는 '강압적인 임신'에 대한 언급도 '학대'로 분류한다. 맥컬리 교수는 '강압적인 임신'의 구체적 행동으로 ▲임신하지 않으면 떠나겠다는 위협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 아기를 갖겠다는 위협 ▲임신에 동의하지 않을 때 육체적 학대를 하는 것 ▲일부러 임신시키려고 피임 기구를 망가뜨리는 것 ▲아기를 낳도록 강제하는 것 ▲여성의 의사에 반해 낙태하게 하는 것 등을 꼽았다.

그는 미국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여성들이 아직도 강압적인 임신이 '학대'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일을 겪었음에도 '학대를 당한 적 있느냐'고 물어보면 아마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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