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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라크 유조선 전쟁 왜 격화됐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라크에 의한 전면 공세의 재개와 이에 대한 이란의 반격으로 다시 불붙고있는 페르시아만 주위의 전화는 역설적으로 종전이 임박하고 있다는 하나의 신호일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미국이 이란-이라크전쟁 종식을 요구한 유엔안보리결의안에 이란이 4일까지는 응답을 하라는 강력한 압력을 넣고있고 이란측도 이날 전쟁에 대한 명확한 태도표명을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라크의 공세는 이란이 7년간 계속되어온 소모전을 끝내겠다는 의사표시를 유도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이란측 반격은 앞으로 예상되는 휴전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기위한 전략으로 실시되고 있는듯 하다.
이라크는 오래전부터 이미 전쟁을 끝낼 의사가 있음을 여러번 밝힌바 있다.
미국은 이란이이번에도 유엔종전결의안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보일경우 대이란 무기금수등 2단계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력을 넣고있다.
물론 UN안보리가 대이란 무기 금수조치를 결정하려면 소련·중공등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결정적이기 때문에 낙관을 할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아랍권을 포함한 세계의 여론이 이란에 불리하게 돌고 있어서 전쟁이 계속될 경우 대이란 금수조치는 이루어질 가능성이 많다.
지난7월 메카참사후 아랍 온건국가들은 대이란 결속을 강화했으며 지난달24일 열린 아랍연맹회의에서 대이란 단교를 논의, 그결정을 이란이 UN결의안에 대해 태도를 표명한 후로 미루고 있다.
미국이 군사개입을 선언하면서 이지역에 파견해놓고 있는 군함은 30척이상이며 기뇌가 오만해에서 발견된후 영국·프랑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이란은 이들 강대국과의 군사충돌의 압력도 동시에 받고 있다.
이번 유조선전쟁이 재개되기전에도 이미 3백20여척이 이란-이라크 쌍방으로부터 공격을 받은바 있으나 이 숫자는 평균 3일에 1척꼴이었는데 이번에는 5일동안 이미 17척이 피해를 본것으로 집계되고 있어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이런 규모의 공격은 이라크가 전과는 달리 전비의 대부분을 석유에 의존하는 이란의 목을 죄어 협상테이블로 끌어내자는 뜻과 또 미국을 좀더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려는 의도가 있는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와같은 여러방면으로 부터의 압력에 대해 이란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격화된 페르시아만의 유조선전쟁은 중요한 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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