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의 날②] 폐암, 좋은 치료제 나와도 그림의 떡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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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10년 전만 해도 암은 사망선고로 받아들여졌다. 조기진단 기술과 치료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대부분 암의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다. 몇몇 암은 ‘만성질환’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여전히 조기 진단율과 생존율이 저조한 암도 있다. ‘세계 암의 날’(매년 2월 4일)을 맞아 여전히 치명적인 암을 조명했다.

2015년 암 사망률 1위 '폐암'

폐암은 암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다. 통계청의 2015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으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50.8명이었다. 암 사망자 4명 중 1명은 폐암 환자였다. 인구 10만 명당 34.1명으로 2위인 간암(22.2명), 3위인 위암(16.7명)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 가지 다행인 건 효과가 뛰어난 폐암 치료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3세대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가 그 주인공이다. 2015년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지난해엔 3세대 표적항암제인 타그리소와 올리타가 선보였다.

폐암은 대부분 말기에 발견되기 때문에 수술보다는 항암제로 치료한다. 3세대 표적항암제는 이레사·타쎄바·지오트립 같은 기존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폐암 환자의 치료를 돕는다. 면역항암제는 치료 효과가 더욱 드라마틱하다. 환자에 따라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보인다. 그러면서도 부작용은 적다.

올해도 신약은 나오지만 여전히 울상 짓는 환자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는 이 약들을 만나지 못했다. 사망 및 부작용 사례가 뒤늦게 발견돼 임상시험이 중단된 올리타를 제외한 나머지 치료제는 높은 약값이 문제가 됐다. 두 면역항암제의 경우 급여 기준을 두고 정부와 업계의 의견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타그리소는 혁신신약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고 제도적인 요건까지 충족했으나 최종적으로 비급여가 결정됐다. 설상가상 제약사의 후원마저 지난해 11월 이후로는 신규 접수가 마무리돼 이제는 기존에 지원을 받던 460여명을 제외하곤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도 티센트릭(면역항암제), 브리가티닙(3세대 표적항암제)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치료제들이 폐암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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