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하게 떠난 박병호, 혹독한 시즌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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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2년차 시즌을 앞둔 박병호(31)가 혹독한 시즌을 앞두고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 구단은 4일 오른손 불펜 투수 맷 벨라일을 40인 로스터에 넣으면서 박병호의 이름을 제외했다. 방출대기 조치를 당한 것이다.

박병호는 7일간 미네소타를 제외한 다른 29개 팀의 영입(클레임) 신청을 기다린다. 영입을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 미네소타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으로 가야한다.

겨우내 몸을 만들고 지난 2일 미국으로 출국한 박병호에게는 예상치 못한 소식이다. 박병호는 2015년 말 미네소타와 4년 계약을 맺고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러나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1, 12홈런, 24타점에 그쳤다.

시즌 초반에는 뛰어난 장타력으로 주목받았지만 빠른 볼 적응에 실패하면서 성적이 하락했다. 지난해 7월에는 결국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8월 손목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박병호의 입지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더욱 좁아졌다. 그의 영입을 주도했던 테리 라이언 단장이 부진한 성적을 이유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박병호 스스로도 미국 출국을 앞두고 "작년보다 팀에서 입지가 좁아졌다는 걸 안다. 도전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에 남아 마이너리그에서 올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다른 팀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5일 "박병호를 영입하는 팀은 박병호의 남은 보장 연봉인 925만 달러를 승계해야 한다. 우타 거포가 필요한 팀이 있다면 박병호보다는 비용이 적게 들고, 검증된 크리스 카터 또는 마이크 나폴리와 계약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병호의 빅리그 생활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CBS스포츠는 "박병호가 미네소타 구단에 잔류해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박병호는 스프링캠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 40인 로스터 진입을 이뤄내야 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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