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1년 이상 먹인 여성, 성인병 위험 최대 30% 적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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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1년 이상 먹인 여성, 성인병 위험 최대 30% 적어"

모유 수유가 아기 건강에 좋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엄마는 어떨까. 아이에게 1년 이상 모유를 먹인 여성은 성인병 위험이 최대 30%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탄성심병원 심영석 교수팀이 2010~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50세 출산 여성 4724명의 모유 수유 기간과 대사증후군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국내서 수유 기간과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을 연구한 것은 처음이다.

대사증후군은 당뇨병ㆍ고혈압ㆍ비만 같은 다양한 성인병 위험 인자가 한꺼번에 찾아오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혈당 상승(공복 시 100㎎/㎗ 이상) 고혈압(수축기 130mmHg 이상, 이완기 85mmHg 이상) 복부 비만(허리둘레 남성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 중성지방 과다(150mg/dL 이상)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 수치(남자 40mg/dL 미만, 여자 50mg/dL 미만) 가운데 3개 이상에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분류한다.

심 교수팀은 이러한 성인병 위험을 비교하기 위해 일생 동안 모유를 수유한 기간에 따라 조사 대상을 4개 그룹으로 나눴다. 그랬더니 모유 수유 기간이 12~23개월, 24개월 이상인 여성의 대사증후군 위험도는 5개월 미만 그룹과 비교해 각각 27%, 30% 적었다. 모유 수유를 1년 이상 오래하면 상대적으로 혈압ㆍ혈당 상승이 억제되고 중성지방 수치가 줄어드는 특징이 나타난 것이다.

모유 수유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 원인은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수유가 산모의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고 복부에 지방이 덜 쌓이게 한다는 해외 연구 사례가 나온 적이 있다. 심 교수는 "모유 수유가 아이뿐 아니라 산모에게도 좋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많은 양은 아니더라도 하루에 1~2번 이상 1년 정도 꾸준히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Women‘s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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