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측 “특검, 인권침해” … 설 밥상 여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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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61)씨의 변호인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전날 최씨가 특검팀에 나오면서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며 고함친 법리적인 이유를 들고 나왔다. 이경재 변호사는 26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팀이 인권을 침해하고 위법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을 배제하고 폭언을 했으며 방어권 행사를 곤란하게 했다는 게 요지다. 그는 “최씨를 조사한 모 부장검사는 ‘죄는 죄대로 받게 할 것이고 삼족을 멸하고 모든 가족을 파멸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팀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검찰·경찰·국가인권위원회 등 제3기관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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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규철 특검보는 “이 변호사가 주장하는 말을 하지 않았고 어떠한 강압수사나 자백 강요 등의 인권 침해를 한 사실이 없다”며 “특검과 해당 검사들의 신뢰와 명예를 훼손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검사가 삼족 멸하겠다 위협해”
특검 수사 정당성에 문제 제기
특검 “어떤 강압수사도 없어”

전날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탄핵심판의 공정성을 따지고 박 대통령은 인터넷TV에 나와 음모설을 제기한 데 이어 최씨 측이 특검팀 수사에도 항의하면서 법조계에선 지지세력의 설 민심을 결집하려는 조직적인 ‘여론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 변호사는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 변호인 직무를 수행하는 데 정치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날 특검팀에 소환된 최씨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 특검보는 “향후 일방적인 주장에 일절 대응하지 않겠으며 최씨는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다른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계속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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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이날 문화 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현기환(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는 조윤선(51·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후임 정무수석(2015년 7월~2016년 6월)이었다.

현일훈·김나한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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