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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3의 심장' 전기모터에서 더해지는 넉넉한 파워…고속주행서 더 짜릿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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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 하이브리드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쓰는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성능과 효율 모두를 잡았다. 저속 환경에서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어 전기차와 유사한 성능도 뽐낸다. [사진 한국GM]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쓰는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성능과 효율 모두를 잡았다. 저속 환경에서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어 전기차와 유사한 성능도 뽐낸다. [사진 한국GM]

쉐보레의 9세대 말리부는 성능과 효율 모두를 잡은 가솔린 터보 엔진과 탄탄한 기본기로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모델이 있다. ‘제3의 심장’을 갖춘 말리부 하이브리드가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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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페달 조작감 일반차와 비슷
높은 연비 등 충분한 경쟁력 갖춰

말리부 하이브리드에는 1.8L의 배기량을 갖춘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쓰인다. 엔진 자체만 124마력과 18.0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2개의 전기모터가 힘을 더한다. 각각 93.5마력과 106.1마력의 성능을 갖춰, 힘이 넉넉하다. 재미있는 것은 2개의 전기모터가 변속기의 역할까지 대신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쉐보레는 이 부분을 변속기라고 표현하기보다 전자식 트랜스액슬(Electric transaxle)이라고 말한다.

넉넉한 출력을 발휘하는 2개의 전기모터가 동력을 만드는 만큼 정체 구간과 저속 환경에서 엔진이 켜질 이유가 없다. 특히 정지 상태에서 시속 약 50㎞ 부근까지 전기모터만으로 가속할 수 있어, 시내 주행에서 연비를 확보하는데 이점이 많아 보였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나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시속 10㎞를 넘기면서 바로 엔진 시동이 걸린다. 전기모터의 활용성은 말리부 하이브리드 쪽이 월등하다.

2개의 전기모터가 궁합을 이룬 전자식 트랜스액슬은 마치 무단변속기인 CVT와 같은 감각을 떠올리게 한다. 일반 변속기처럼 단계적으로 엔진 회전수가 오르내리지 않고 엔진 회전수를 고정시킨 채 속도를 올린다.

여유로운 힘도 좋다. 정밀 계측장비를 활용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을 측정한 결과는 8.37초였다. 엔진에 모터의 힘이 더해지면서 타이어가 미끄러졌기 때문에 제 성능을 내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타이어 성능이 좋아지면 7초대의 성능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속 성능으로 본다면 말리부 1.5 터보와 2.0 터보 사이에 위치하는 능력이다. 전기모터의 경쟁력은 고속 주행에서도 빛을 발한다. 시속 80~90㎞ 정도까지 속도를 올린 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냈다 다시금 살며시 가속페달을 밟으면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하이브리드에 특화된 운전법을 익힌다면 연비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된다.

제동력을 어떨까. 시속 100㎞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까지 이동한 거리는 40.28m다. 일반적인 중형 세단의 제동거리가 40m 대 전후이니, 무거운 배터리를 짊어진 중형 세단으로는 충분한 성능이다.

기존까지 하이브리드카들의 브레이크 페달 조작감은 마치 고무공을 누르는 것 같았다. 이질감이 컸다. 물론 말리부 하이브리드의 브레이크 페달 조작감에서도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일반 자동차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옮겨 타도 이질감이 적다는 점은 하이브리드의 대중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말리부 하이브리드와 다른 말리부 차량을 겉모습 만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외관상 17인치 휠을 달았고 트렁크에 하이브리드를 상징하는 작은 ‘H’ 배지만 추가됐을 뿐이다. 실내도 하이브리드 전용 계기판과 에너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중앙 모니터를 제외하면 일반 말리부와 같은 모습이다. 다만 고용량 배터리를 짊어진 만큼 트렁크 공간이 조금 축소됐다.

사실 국내에서 말리부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제한적이다. 미국 기준 고효율 자동차로 개발된 탓에 국내 배출가스 기준에서 아쉽게도 탈락했다. 연비로 본다면 충분한 능력이었지만 초과된 배출가스 때문에 각종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실주행 연비 등으로 본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동급 최고의 하이브리드 중형차로 분류되는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견줘도 아쉬움이 없기 때문이다. 쉐보레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3180만~3348만원에 판매된다.

오토뷰=김선웅 기자 news@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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