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위안부 합의 관련 "할머니 한 못 풀면 부족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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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12·28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피해)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상황이 돼야지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게 부족한 합의가 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KBS특별기획 '대선주자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위안부 합의를 높이 평가했다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당시 높은 평가는)일본 정부가 공식 사과하고 정부에서 예산을 지출한 그런 것은 평가할 만하다는 것이었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또 “유엔 사무총장은 오래 동안 현안이 된 당사국 간의 협상에 있어서 완전한 합의가 안 이뤄져도 과정, 과정에 환영하는 성명을 많이 냈다. 비단 한·일 간의 문제 뿐 아니라 시리아나 남수단, 리비아 등에서 여러 가지 협상이 진전되고 있는데, 계기마다 환영성명을 내는 것이지 완벽해서 내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처럼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그러면서 “한·일 지도자에게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정확한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한다. (그것이)한·일 간에 합의한 기본 틀”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대화가 되는 상대로 보느냐는 질문에 반 전 총장은 “예측성, 이런 면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좀 더 어려워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본 정세로는 훨씬 더 예측이 어려운 이런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여러 가지 국제적인 틀, 안보리 제재 결의 또 현재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비춰볼 때 당분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한반도 긴장을 갖다가 최소한이라도 완화한다든지 관리하는 차원에서는 비정치적 대화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북한의 영유아 영양 지원과 말라리아 및 폐결핵 주사 지원 등을 거론하며 “이런 것은 순수한 인도적인 견지에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해서 최소한 첨예하게 대립된 감정을 약간 누그러뜨리고, 대신 국제사회 제재 압력이나 이런 것은 게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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