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빚더미에 흔들리는 '찬란한 청춘'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 시각장애인 음성정보 지원을 위한 텍스트입니다.
저는 서울 유명 사립대에 합격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탓에 부모님의 지원을 받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학자금대출로 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었어요
친구들은 1학년 때부터 토익이다 뭐다 스펙 쌓기 바빴지만 저는 그럴 여유조차 없었어요. 아르바이트를 해야했거든요
어학연수는 취업에 기본이라는 말에 1000만원을 빌려 대학 교류 프로그램을 다녀왔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죠
어학연수비를 돌려 막던 중에 졸업하고 나니 학자금대출 상환마저 시작됐어요
저는 대기업에 가고싶었지만... 당장 대출금 상환이 코앞에 닥치니 대기업이든 뭐든 따질 여유가 없더라구요
서둘러 취직을 했지만 월급의 절반을 빚 갚는데 쓰고있어요. 결혼하려면 돈을 모아야 할텐데 지금 상황에선 꿈도 못 꿀일이네요 *손민아(30ㆍ가명)씨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저소득층 가정 출신 학생에겐 ‘대학 입학 = 학자금대출 시작’이라는 공식이 따라붙습니다.
죽어라 아르바이트를 해도 학비를 감당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고작해야 생활비를 버는 정도입니다
대학 졸업장을 따면 달라질까요? 실업자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빚은 더 쌓이기만 할 뿐입니다.
어차피 취업도 못하는데 굳이 대학에 갈 필요가 있냐고 하지만 대학 졸업장이 기본이 된 사회분위기 속에서 그들에게 선택권은 없었습니다.
‘스펙 쌓기’ 경쟁에서도 청년 채무자들은 뒤처지기 일쑤입니다.
빚을 갚기위해 일단 돈을 벌어야 하기에 저임금 일자리를 잡다보면 좋은 일자리와는 점점 멀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죠.
기성세대는 빚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청년들은 도대체 얼마나 더 노력해야 ‘평범’하게 살 수 있냐며 반문하죠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찬란해야 할’ 청춘들은 지금 빚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김민표 인턴 kim.minpyo@joongang.co.kr
디자인: 서예리 인턴 seo.ye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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