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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의자서, 고양이와 놀고, 공연 보며 만화 삼매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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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톡톡 튀는 서울 만화카페 9곳

대학로에 있는 금고양이카페에는 고양이 10마리가 산다.

대학로에 있는 금고양이카페에는 고양이 10마리가 산다.

퀴퀴한 냄새에 찌든 낡은 소파, 이물질이 엉겨 붙은 찐득한 테이블…. 허름하고 지질했던 만화방은 잊어라. 요즘 유행하는 만화카페에 가보면 문화충격 그 자체다. 누워서 만화책을 볼 수 있도록 바닥에 푹신한 매트를 깔아두거나 아예 침대를 가져다 놓은 곳도 있다. 고양이가 사는 만화카페, 안마의자가 있어 편히 쉴 수 있는 곳, 인디밴드 보컬리스트가 운영하는 곳 등 컨셉트도 각양각색이다. 톡톡 튀는 차별점으로 소문난 서울의 만화카페 9곳을 소개한다. ‘추운 겨울엔 귤 까먹으며 만화책 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우리의 판타지를 실현해줄 꿈의 공간들이다.

만화책과 바(Bar)의 만남 - 피망과 토마토

만화책이 있는 바(Bar)를 지향하는 피망과 토마토에선 수입 병맥주 17종을 판다.

만화책이 있는 바(Bar)를 지향하는 피망과 토마토에선 수입 병맥주 17종을 판다.

술과 음악 그리고 만화책이 있는 피망과 토마토는 만화바(Bar)를 지향하는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수입 병맥주로 가득한 맥주 냉장고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가구도 예사롭지 않다. 보라색 스웨이드 소파와 타일로 장식한 테이블, 미러볼 조명, 턴테이블 등 멋스러운 아이템이 한가득이다. 실내에 비치된 만화책과 잡지는 3만5000여 권. 청소년관람불가 만화책은 따로 보관하기 때문에 주인에게 이야기하면 ‘비밀의 서가’로 안내한다. 음료나 요리를 주문하면 만화책은 무료로 볼 수 있다. 시간제가 아니라서 원하는 만큼 머물 수 있다. 만화바를 지향하는 곳인 만큼 다양한 맥주와 안주가 준비돼 있다. 병맥주 7000원부터, 치킨가라아게 1만원, 쥐포와 노가리 5000원. 낮 12시~밤 12시, 서울 서대문구 명물길 27-21 2층, 070-8884-9031.

먹고 보고 뒹굴고 - 장만동

만화 ‘오덕(매니어)’인 오기욱·조광효 사장이 직접 만든 음식이 맛있는 만화카페 장만동.

만화 ‘오덕(매니어)’인 오기욱·조광효 사장이 직접 만든 음식이 맛있는 만화카페 장만동.

온라인에서 만화카페 장만동의 후기를 찾아보면 음식이 맛있다는 이야기가 특히 많다. 더러는 먹기 위해 간다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장만동의 한 달 매출 중 70%가 음식 판매에서 발생한단다. 메뉴는 대부분 만화책에 등장하는 것들이다.

만화카페 장만동에서 파는 문어모양 소시지.

만화카페 장만동에서 파는 비룡떡볶이.

가령 문어모양 소시지(3500원)·나폴리탄 파스타(5000원)는 만화책 『심야식당』에 나오는 음식이다. 만화책 『중화일미(요리왕 비룡)』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비룡떡볶이’도 인기다. 마요네즈를 넣어 볶은 밥을 달콤매콤한 떡볶이 국물에 비벼 먹는 메뉴다. 판매하는 10여 가지의 요리는 모두 만화 ‘오덕(매니어)’인 오기욱·조광효 사장이 직접 만든다. 낮 12시~오후 11시, 평일 학생 1000원, 어른 1500원, 주말 학생 1500원, 어린 2000원. 2500원 이상 메뉴 주문시 1인 1시간 무료. 송파구 새말로8길 26, 010-8206-1135.

홍대 앞 만화카페 1세대 - 즐거운 작당

홍대 앞 만화카페 붐을 이끈 1세대 만화카페 즐거운 작당.

홍대 앞 만화카페 붐을 이끈 1세대 만화카페 즐거운 작당.

홍대 앞 만화카페 붐을 이끈 1세대로 꼽힌다. “어릴 때부터 만화책으로 가득 찬 서재를 갖고 싶었어요. 즐겁게 일하며 돈도 벌자고 만화카페를 열었죠.” 주인장 김민정씨의 말마따나 이곳은 김씨가 좋아하는 만화책으로 가득하다. 음식을 소재로 하거나 고양이·개 등 동물이 주인공인 만화책 등 장르도 다양하다.

즐거운 작당은 주인장 김민정씨가 좋아하는 만화책으로 가득하다.

즐거운 작당은 주인장 김민정씨가 좋아하는 만화책으로 가득하다.

테이블은 좌석과 좌식 두 종류가 있는데, 겨울에는 좌식 테이블 일부에 일본식 난방기구 ‘코타츠’를 설치한다. 대표 메뉴는 만화책 『심야식당』에서 모티프를 얻어 만든 스팸버터라이스·명란버터라이스다. 각 5000원. 오전 11시~오후 11시, 연중무휴. 평일 1시간 2000원, 종일 이용 1만원, 주말 1시간 3000원, 평일 1일권 1만5000원, 1시간 이후 10분당 500원 추가. 마포구 독막로7길 23 대동빌딩 지하 1층, 02-336-9086.

고양이가 살아요 - 금고양이카페

대학로에 있는 금고양이카페.

대학로에 있는 금고양이카페.

러시안 블루, 메인쿤, 아메리칸 숏헤어 등 다양한 품종의 고양이 10마리가 살고 있는 만화카페다. 이곳에선 고양이가 왕이다. 푹신한 매트 위에 앉아 만화책을 보고 있으면 어슬렁어슬렁 고양이가 나타난다. 고양이는 탁자 위에 쌓아 놓은 만화책을 쓰러뜨리기도 하고 별안간 무릎 위로 뛰어들기도 한다. 금고양이카페에는 만화책은 물론 고양이를 소재로 한 에세이·여행서적 등 5000여 권이 비치돼 있다. 요리메뉴 없이 커피·스무디 같은 음료만 판매한다. 아메리카노 1900원, 과일 스무디 3500원. 15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다. 보호자와 함께 와도 15세 미만은 출입이 불가능하다. 오후 1시~밤 10시. 기본요금 5000원(2시간까지 이용 가능), 2시간 이후 30분당 1100원 추가, 2시간 5000원, 이후 30분당 1100원 추가. 종로구 대명길 9, 02-743-1245.

칸막이로 나뉜 별실 - 쉬엄쉬엄

안마의자가 비치된 만화카페 쉬엄쉬엄.

안마의자가 비치된 만화카페 쉬엄쉬엄.

쉬엄쉬엄은 안마의자가 비치된 만화카페다. 좌석은 안마의자 좌석(12석)과 일반 테이블 좌석(8석)으로 나뉜다. 칸막이로 구분된 별실에 안마의자가 놓여 있고 1인실(6개)과 2인실(3개) 중 택할 수 있다. 출입문 대신 설치한 커튼을 닫으면 온전히 개인 공간이 된다. 유은영 사장은 “50종의 안마의자를 체험해보고 마사지 결과가 가장 시원한 모델로 들여놨다”고 말한다. 구비된 만화책은 900여권. 판매하는 음료는 차 위주다. 커피는 아메리카노(2000원) 하나뿐이고, 차는 루이보스티(3000원)·진저블랙티(3500원) 등 8종류가 있다. 안마의자 10분 2000원, 1시간 1만1000원, 안마의자 10분+음료+만화 3000원, 안마의자 1시간+음료+만화 1만2000원. 평일 오전 9시~오후 9시, 토요일 낮 12시~오후 8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396 누리꿈스퀘어, 02-2132-8888.

금·토요일엔 새벽까지 - 코믹스팩토리

소파석과 개인실로 좌석이 나뉘어져 있는 만화카페 코믹스팩토리.

소파석과 개인실로 좌석이 나뉘어져 있는 만화카페 코믹스팩토리.

평일에는 오전 10시~밤 12시, 금·토요일에는 새벽 5시 반까지 문을 연다. 주말에 좀 더 여유롭게 만화책을 볼 수 있도록 영업시간을 연장했다. 코믹스팩토리는 소파석과 개인실로 좌석이 나뉜다. 개인실에는 누워서 만화책을 볼 수 있도록 폭신한 매트를 깔았다. 비치한 만화책은 1800여 권. 곳곳에 전시된 도라에몽, 원피스 캐릭터 피규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커피·에이드·맥주 같은 음료(3500원부터)와 핫도그(1500원)·볶음밥(4300원)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다. 이호연 사장은 “5~6종의 병맥주도 들여 놓았다. 새벽까지 맥주를 마시며 만화책을 볼 수 있는 어른들의 힐링장소”라고 소개한다. 1시간 2400원, 이후 10분당 400원씩 추가, 평일 1일권 1만5000원. 2시간+맥주 1병 9300원. 광진구 능동로 123, 02-461-4614.

음악 감상은 덤 - 신흥만방

인디밴드 ‘눈뜨고코베인’의 보컬리스트 김남훈(예명 깜악귀)씨와 임은정씨가 공동운영하는 만화카페 신흥만방.

인디밴드 ‘눈뜨고코베인’의 보컬리스트 김남훈(예명 깜악귀)씨와 임은정씨가 공동운영하는 만화카페 신흥만방.

인디밴드 ‘눈뜨고코베인’의 보컬리스트 김남훈(예명 깜악귀)씨와 임은정씨가 공동운영한다. 지난해 12월에 혼자 가도 부담 없는 동네 만화방을 컨셉트로 문을 열었다. 헌책방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인테리어도 목재 위주로 꾸몄다.

커피와 맥주 등 음료와 함께 간단히 배를 채울 수 있는 신흥만방의 수제 만두.

커피와 맥주 등 음료와 함께 간단히 배를 채울 수 있는 신흥만방의 수제 만두.

신흥만방에서는 커피와 맥주 등 음료와 함께 간단히 배를 채울 수 있는 수제 만두(4000원)·라면(3000원)도 판다. 김남훈씨는 “선곡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마일즈 데이비스나 허비 행콕 같은 고전 재즈는 물론, 라운지 음악을 틀기도 한다”고 말했다. 재즈 음악을 틀 때는 특별히 진공관 앰프를 사용한다. 비치된 만화책은 1만여 권이다. 좌석은 1인석·2인석·4인석 등으로 나뉜다. 낮 12시~밤 12시, 1시간 2400원, 1시간 이후 5분당 200원, 평일 1일권 1만원, 주말 1일권 1만4000원. 서울 용산구 신흥로12길 1, 02-790-1014.

입장하면 무제한 - 코믹북 더 레드

강남구 신사동의 코믹북 더 레드.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운영한다.

강남구 신사동의 코믹북 더 레드.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운영한다.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3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만화카페다. 1층 입구로 들어가면 고급 호텔을 연상시키는 안내데스크가 나온다. 이곳에서 1만원을 내면 차 혹은 주스 한 잔과 비누가 담긴 선물 박스를 준다. 한번 입장하면 시간제한 없이 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 1·2층 통유리창에 붉은색 필름을 부착한 것이 독특하다. 필름을 통과한 자연광이 내부를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인다.

코믹북더레드 안내데스크.

코믹북더레드 안내데스크.

지하 1층은 계단형 좌석으로 이루어진 라운지 형태의 공간이고 2층에는 푹신한 소파가 놓여 있다. 비치한 만화책은 2000여 권으로 지하 1층에는 로맨스만화, 1층에는 베스트셀러, 2층에는 웹툰 등을 장르별로 진열했다. 화~일요일 오후 1시~9시.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11길 44, 02-518-0196.

토크쇼·음악공연·강연 - 청춘문화싸롱만화방

틈틈이 각종 공연·강연·전시회가 열리는 홍대 앞의 청춘문화싸롱만화방.

틈틈이 각종 공연·강연·전시회가 열리는 홍대 앞의 청춘문화싸롱만화방.

만화책 말고도 즐길 것이 많은 곳이다.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기 때문에 비정기적으로 강연·토크쇼·사진전·음악 공연 등을 연다. 음악 공연에는 10㎝·스웨덴세탁소 등 주로 홍대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이 주로 등장했다. 만화책 1만6000여 권 말고도 소설·교양서 등 일반도서도 300여 권이 비치돼 있다. 도서는 서울예대 극작과 출신인 허수영 사장이 직접 고른다. 개별실·테라스석·침대석·다락방 공간 등 좌석도 다양하게 꾸몄다. 봄·가을에는 테라스 공간이 특히 인기다. 커피·생과일주스 등 음료(2900원부터)와 라볶이·비빔면·볶음밥 등 간단한 식사(3900원부터)를 판다. 인기 메뉴는 ‘비만세트(비빔면과 물만두, 3900원)’와 ‘간장계란밥 네가 쏘시지(간장계란밥과 소시지, 4900원)’. 오전 11시~오후 11시, 1시간 3000원, 추가 10분당 500원, 평일 1일 이용 1만5000원. 마포구 와우산로29바길 19 삼이빌딩, 070-4106-4223.

글=홍지연 기자 jhong@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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