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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목숨 잃게 한 잔인한 독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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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 공산혁명을 이끈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전기를 읽고 "사람들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잔인한 인물"로 평가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3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만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책 '마오: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읽었다고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오쩌둥을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독재자로 묘사한 이 책은 베스트셀러 소설 '대륙의 딸들'로 유명한 중국계 작가 장융(張戎)이 남편인 영국 역사학자 존 할리데이와 함께 10년에 걸쳐 집필한 814쪽 분량의 대작이다. 지난해 출간 이후 미국.영국.독일 등지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부인인 로라가 이 책을 선물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곧바로 한 권을 다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는 책을 읽은 뒤 "수백만 명이 마오쩌둥의 정책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며 "한 독재자가 얼마나 잔인한가를 생생히 잘 보여주는 책"이라고 극찬했다고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전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마오쩌둥을 이같이 평가한 것은 그의 집권 2기 의제인 '민주주의 확산'과 관련 있으며 중국관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이 책의 저자인 장-할리데이 부부는 "부시 대통령이 현 중국 지도부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이 정권의 뿌리를 알고자 이 책을 열심히 읽은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책을 맹렬히 비판한 컬럼비아 대학의 앤드루 네이선 교수는 "오늘날의 중국 공산당은 IBM이나 제너럴 모터스(GM)처럼 고도로 발전한 관료주의 체제로 마오쩌둥 시대의 공산당과 다르다"며 "이 책이 중국의 현 지도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 책을 읽기 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과 각료 간의 관계를 그린 '경쟁자들의 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퇴임 이후 활동을 다룬 '트럼펫이 울릴 때' 등을 즐겨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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