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빵·김밥가격에 미치는 영향 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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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충남 천안의 한 빵집에 ‘AI로 인한 계란 값 인상으로 가격을 올리게 됐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이 빵집은 가격을 500원가량 인상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이후 계란을 사용하는 빵집과 음식점(김밥집) 등에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재료인 계란 값이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계란 값 인상이 제품 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충남도는 계란을 많이 소비하는 품목을 대상으로 원가(영향)를 조사·분석한 결과, 인상된 계란 값이 제품 원가 상승에 미친 영향이 4% 안팎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도는 지난 9~10일 이틀간 도내 물가 표본지역인 천안·아산지역 12개 업소(케이크 판매점 6곳, 김밥집 6곳)를 대상으로 품목별 가격과 원재료 구성비 등을 조사했다. 케이크 판매점 조사에서는 계란 값 인상 전 구입가격은 1판(30개)에 최저 2600원, 최고 4600원, 평균 3867원이었다.

조사 시점에는 최저 6000원, 최고 9300원, 평균 8367원이었다. 케이크 1개(1호·260g 기준)당 평균 계란 사용량은 4.6개였다. 계란 값 인상에 따른 케이크 가격 인상요인은 평균 721원(3.8%)였다. 2만6000원짜리 케이크를 파는 빵집이 계란을 4000원에서 9300원으로 5300원에 오른 가격에 구입했고 케이크 1개당 계란을 4개 사용했다면 인상요인은 707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김밥집은 4000~5500원에 구입하던 계란을 AI 사태 이후 7000~1만800원에 구입했다. 김밥 1줄당 계란 사용량은 0.5~0.7개로 인상요인은 85.8원(4.1%)이라고 조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충남도는 조사 결과 계란 값 인상이 제품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과도한 제품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지도·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막연한 물가상승 심리로 가격을 500~1000원 단위로 인상하는 경우가 있다”며 “설 명절을 앞두고 현장점검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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