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J카페] "받지 말고 찾아라" 일본 택배박스 설치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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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박스 구조도 [니혼게이자이신문]

택배박스 구조도 [니혼게이자이신문]

택배를 받지 않고 ‘찾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비자가 전철역과 편의점에서 택배 물품을 수령할 수 있는 ‘택배박스’를 확대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지원에 나섰다고 17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5억 엔(약 52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택배박스 설치에 소요되는 150만~200만 엔의 비용 중 절반을 부담하기로 했다. 지원은 4월부터 시작하며 1차적으로 전철역과 편의점 500개소에 지원금을 풀 계획이다. 택배박스는 택배회사 등 모든 물류·유통사업자가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마켓 성장에 따른 택배 수요 증가와 택배업체의 고질적인 일손 부족, 교통 체증 해소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일본은 인터넷 쇼핑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15년 소액화물 수송량이 37억 개로 5년 전과 비교해 10% 늘어났다. 이에 비해 낮에 택배를 받기 어려운 독신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물품을 수령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수령하지 않으면 택배물을 전달할 수 없다. 신문에 따르면 택배물품의 20% 가량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물품을 정리하고 다시 발송하는데 전체 택배업 종사자의 10%에 해당하는 9만 명의 노동력이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택배업계는 일손 부족이 심각해 지금 상태가 지속될 경우 택배망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자체적으로 택배박스를 운영 중인 곳도 있다. 야마토운수와 일본우편은 JR동일본 전철역에 올해 6월 말까지 약 100개의 택배 박스를 설치할 계획이다. 인터넷쇼핑몰 라쿠텐은 이미 소비자가 제품을 찾을 수 있는 락커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23개 전철역에 설치했다.

김유경 기자 n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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