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신기한 아파트 "이산화탄소 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대만이 이산화탄소(CO2) 잡는 고층빌딩을 세운다.

대만의 수도 타이페이에서 한창 공사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타오주 인 위앤(Tao Zhu Yin Yuan)’이다. 이 아파트의 특징은 나선형 건축에 있다. 마치 인체의 유전자(DNA)를 연상시킨다.

이런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벨기에 출신의 친환경 건축가 빈센트 칼레바우트. 칼레바우트는 15일 CNN방송에 “21층짜리 나선형 아파트에 총 2만3000그루의 나무를 심을 것”이라며 “이 나무들이 대기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선형으로 아파트를 짓는 것도 대기와의 접촉면이 많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오주 인 위앤은 이르면 오는 9월 완공될 예정이다.

대만 주상복합.

대만 주상복합.

대만 주상복합.

대만 주상복합.

대만 주상복합.

대만 주상복합.

타오주 인 위앤은 향후 연간 130만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자동차 27대가 1년 동안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맞먹는다고 CNN은 전했다.

대만도 주요 이산화탄소 배출국 중 하나다. 수년째 대기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대만은 2014년 2억5000만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친환경 건축가 칼레바우트에게 아파트 의뢰가 들어간 것이다.

칼레바우트는 “대만이 연간 쏟아내는 이산화탄소 양에 비하면 타오주 인 위앤은 작은 첫 걸음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를 막는 큰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 건축은 트렌드가 아니라 필수불가결한 것”이라며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친환경 요소를 가미한 건축물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오주 인 위앤도 나무를 심는 것뿐 아니라 태양광패널, 빗물 재활용, 채광 등을 활용해 전기를 공급하도록 설계됐다.

칼레바우트는 대만 외에도 세계 도시 곳곳에 친환경 건축물을 세운 유명 인사다. 미국 뉴욕 132층 고층빌딩 옥상에 농장을 만들었고, 프랑스 파리를 빛의 도시에서 녹색 스마트 도시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2050년까지 진행하고 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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