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초록색 수건 두르고 풀려난 한국인 선장…두테르테 “테러조직은 인질 있더라도 폭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필리핀 현지 언론에 찍힌 한국인 선장 송환 모습[사진 인콰이러 캡처]

필리핀 현지 언론에 찍힌 한국인 선장 송환 모습[사진 인콰이러 캡처]

3개월 동안 필리핀 이슬람 무장단체에 피랍된 한국인 선장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서 풀려났다. 필리핀 남부 잠보앙가시에 풀려난 선장은 초록색 두건에 빨간색 모자,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했다. 신발은 슬리퍼를 신었고 수염이 덥수룩하게 났다. 외교부는 신변 보호를 위해 선장의 이름과 나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같이 피랍된 필리핀 선원 글렌 알린다자오도 비슷한 차림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피랍된 홀로(Jolo)섬에서 개인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다.

이날 필리핀 언론 인콰이러 등에 따르면 필리핀 당국은 이슬람 무장단체인 아부 사야프가 몸값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당시 납치된 한국 선박 동방자이언트2(1만4000t급)는 제주에서 호주로 이동하던 길에 납치를 당했다.

현지 언론에 찍힌 이슬람 무장단체 아부 사야프[사진 사이트 캡처]

현지 언론에 찍힌 이슬람 무장단체 아부 사야프[사진 사이트 캡처]

하지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개인적인 몸값은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아부 사야프는 중동의 무장단체처럼 잔인하기로 유명하다. 2004년 필리핀 국적선 슈퍼페리14를 폭파시켜 사상자 116명을 낸 배후 단체로 지목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캐나다인을 납치해 총으로 위협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인 선장이 납치된 필리핀 홀로[사진 구글 맵 캡처]

한국인 선장이 납치된 필리핀 홀로[사진 구글 맵 캡처]

14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인질을 있는 테러 단체라도 폭파시키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인질이 피해를 입더라고 할 수 없다. 인질이 탈출하려 해도 폭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한국인 선장이 잡힌 민다나오 지역은 납치가 한 사업이 될 정도로 성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