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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분규의 현장|첫분규 타결후 흑색선전 나돌아|현대 산하의 해직교사가 구심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전국주요공단에서 노사분규가 한창인 현대·럭키 금성·한일합섬·효성그룹등 대기업에서는 농성근로자들의 외부세력 연결부분, 특히 과격노동단체나 급진적인 학생세력과의 연계여부에 관심을 집중하며 큰 걱정.
현대그룹이나 한일합섬등 회사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동안 과격주장을 해온 근로자들이 회사부근에서 학생들과 접촉해온 광경이 자주목격됐고 화염병·대자보 제작·구호등이 점점 학생데모양상과 흡사해지고 있다는것.
한일합섬의 한간부는 『우리회사 부산공장의 분규는 단순히 노사차원에서 해결하기 힘든 상태에까지 이르렀다』면서 『첫 분규때 근로자들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했지만 극렬파들이 다시선동, 대화를 못하도록 하고 혹색선전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
노조를 금기시해왔던 현대의 그룹계열사가 지난달13일 현대엔진이 첫 노조설립을 한이래 현재까지 14개사가 노조를 설립하거나 설립을 추진.
울산의 9개 계열사는 모두 노조를 결성한 가운데 업체끼리 공동보조를 맞추면서 임금인상·근로조건개선등 15∼23개의 요구사항을 봇물 터뜨리듯 한꺼번에 요구, 요구사항의 해결보다는 종속관계를 벗어나 궁극적으로 경영권참여를 위한 기초투쟁이 아닌가하는 분석이 나올 정도.
그 예로 이미 노사간의 합의를 보고 한때 정상조업에 들어갔던 현대자동차·중공업·정공·강관, 고려화학등이 5일 조회시간과 점심시간등 다중집합의 기회를 노려 경과보고 형식으로 집회를 연뒤 조업을 거부, 농성에 들어가는 새로운 투쟁양상을 보이고있다.
울산 현대계열사의 노사분규는 울산지역 재야단체와 운동권 학생이 분규현장에 침투하면서 지난달30일부터 격렬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는 분석.
현지경찰이 노사분규의 배후로 보고 있는 사령탑은 울산사회에 이미 잘 알려진 재야단체로 그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물은 한때 현대그룹에서 설립한 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다 학생들을 의식화시킨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전직교사.
현대관계자들은 문제의 재야단체가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만도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했으나 이들은 지난해 3월 울산공단지역 근로자 10만여명의 절반이상인 6만8천여명의 현대그룹 13개사 근로자들의 노조결성을 조종할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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