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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순례서 유혈참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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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메카·니코시아외신종합=연합】1천1백여명의 사상자를 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참사사건으로 일시 혼란에 빠졌던 메카는 사건발생 3일이 지난 3일상오현재 평온을 되찾고 있다.
이란은 이번 참사사건을 일으킨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도자를 제거하는 동시에 이를 사주한 미국을 응징하기위해 이란을 추종하는 시야파의 헤즈볼라(신의 당)조직을 동원해 전세계의 미국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이집트는 이번 사건이 회교최고의 성지인 메카에서 발생했기때문에 회교권 전체의 문제라면서 이 문제를 다루기위해 45개국 회교회의기구(ICO) 임시 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관계기사 3, 4면>
이번 사건은 회교도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서 지난달3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라크 지지에 항의, 시위를 벌인 이란 순례자들과 사우디아라비아 경찰이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1일 관영 SPA통신을 통해 무력충돌로 4백2명이 사망하고 5백49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란의 테헤란 방송은 사망자가 6백50명, 부상자는 7백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메카사태에 격분한 이란인들은 이날 테헤란주재 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과 쿠웨이트 대사관을 점거, 방화함으로써 쿠웨이트 유조선, 보호와 관련, 미국의 본격적 개입으로 긴장상태에 있는 페르시아만의 위기가 전례없이 고조되고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란관영 IRNA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경찰이 회교권 안식일인 금요일(31일) 시위를 벌이던 이란인 순례자들에게 기관총으로 발포함으로써 「전례없는 대학살」을 자행했다고 주장하고 부상자중에는 파키스탄·팔레스타인·레바논인 순례자들 포함돼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희생자들의 다수가 가스에 질식해 숨졌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당국은 사망자들의 유해인도 및 부상자들이 입원해있는 병원방문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정부는 보안군이 한발의 총도 발사하지 않았으며 이란순례자들은 시위과정에서 순례군중의 발에 밟혀 압사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현장을 찍은 비디오필름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현재 메카시에는 「핫지」(성지순례) 기간을 맞아 전세계 64개국으로부터 2백10만명의 회교도가 몰려와 있으며 이중에는 이란인 순례자 15만5천명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수천명의 이란인 순례자들이 지난달31일하오 메카소재 회교최고의 성전인 카바신전에서 예배를 마친지 수분뒤 카바신전주변의 거리와 광장으로 몰려들어 코란을 암송하다가 갑자기 『미국에 죽음을』 『소련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호메이니」옹은 지난달 28일 테헤란 라디오방송을 통한 교시에서 『이번 순례기간동안 이교도거부운동이 시위나 행진등의 형태로 가능한한 많이 벌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정부는 순례기간중 정치적 시위를 금지한다고 발표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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