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청와대·대법·대검, 세종시로 이전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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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남경필 경기(오른쪽)·안희정 충남지사가 9일 국회에서 청와대 등 세종시 이전을 제안했다. [사진 김현동 기자]

남경필 경기(오른쪽)·안희정 충남지사가 9일 국회에서 청와대 등 세종시 이전을 제안했다. [사진 김현동 기자]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9일 “국회와 청와대, 대법원과 대검 등을 세종시로 완전하게 이전하자”고 주장했다. 52세 동갑내기 대선 주자인 두 사람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를 ‘정치·행정 수도’로 완성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세종시를 완성해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바로 세우자고 결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또 “오늘 발표한 내용을 모든 대선 주자가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남경필·안희정 함께 기자회견
“모든 대선주자, 수도 이전 공약을”

두 지사는 특히 “권력 집중으로 비대해진 중앙권력은 곳곳이 썩어들어가고 있다”며 “이번 국정 농단 사건은 청와대를 중심으로 비선 실세와 재벌, 검찰 등 중앙 권력이 만들어낸 참사”라고 규정했다.

다른 당 소속인 두 사람이 정책 분야에서 뜻을 같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안희정 지사가 지난 6일 “경기·강원에 ‘남한판 개성공단’인 평화경제특구를 설치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남경필 지사가 “DMZ(비무장지대)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하겠다는 제 공약과도 일치한다”고 화답한 적이 있다.

남 지사는 안 지사와의 합동 기자회견에 대해 “그간 정치가 보수와 진보 프레임으로 장사를 했다”며 “이제는 일자리, 주거, 사교육, 안보 문제에 있어서 실용적 답을 찾아내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두 지사의 제안과 관련해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낸 바가 있고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에 대폭 이양하는 지방분권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조만간 지방분권에 대한 진전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충청을 찾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세종시 수도 이전은 헌법 때문에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국회 분원을 만들고 최소한 상임위는 세종시에서 열 수 있도록 하는 등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글=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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