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우리는 ‘아기 자판기’가 아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우리는 ‘아기 자판기’가 아니다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여성단체의 ‘임신 거부’ 집회가 열렸습니다.
“여성은 ‘아기 자판기’가 아니다”  집회를 주최한 BWAVE(Black Wave)단체는 정부의 출산지도를 비판하며 ‘낙태 전면 합법화’와  출산지도 관련 공무원 파면을 요구했습니다.
출산 지도가 왜 문제일까요.
최근 정부가 공개한 ‘대한민국 출산 지도’엔 지역별 출산율이 한눈에 보입니다.
문제는 ‘지역별 가임기 여성인구수’를 표기하고 순위까지 매겼다는 점입니다.
“여성을 ‘애 낳는 기계’로 취급한다” “출산률 줄세우기로 책임을 여자에게 돌린다”  뿔난 여성들이 맹렬히 비판하는 부분입니다.
여성들을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애를 낳기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는 거지요.
지도 한 장일 뿐이지만 그안에 정부가 대한민국의 여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여성은 국가의 자산이고 아이를 낳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가 아무리 아니라 해도 이런 생각을 가졌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정부가 ‘출산 지도’ 대신 ‘노동력 지도’를 만들었다면 어떨까요?
‘지역별 노동 가능 인구수’를 표기하고 ‘노동 생산성’을 평가하고 순위까지 매기지 않았을까요.
여성은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아기를 낳아야 할까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원하는 걸 해야 하나요?
국민으로서 의무를 지는 건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출산의 짐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건 정부의 일이라기엔 나가도 한참 나갔습니다.
여성들은 외칩니다  “나는 더이상 당신들의 잠재적 아내가 아니다.  나는 더이상 누군가의 잠재적 어머니가 아니다  나는 나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김민표 인턴 kim.minpyo@joongang.co.kr
디자인: 서예리 인턴 seo.yeri@joongang.co.kr


▶중앙일보 페이스북 '좋아요'를 누르고 더 많은 기사를 만나보세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