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바보?…트럼프 "바보들만이 러시아와 좋은 관계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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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미 대통령 당선인). [중앙포토]

트럼프(미 대통령 당선인).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오직 어리석은 자들과 바보들만이 러시아와의 좋은 관계에 반대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러시아를 두둔했다.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요지의 미국 국가정보국(DNI)의 보고서에 대한 기밀 브리핑을 받은 후 하루가 채 되지 않아 내놓은 말이다.
 이 보고서에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보다 트럼프가 당선되기를 더 선호했으며, 이를 위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자국 정보기관들이 내놓은 결론에 강한 불신을 내비쳐온 트럼프는 “내가 취임하면 러시아는 우리를 오바마 때보다 더 존중할 것이다. 양국은 힘을 합쳐 많은 시급한 현안들을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푸틴은 우리 편이 아니다”고 언급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말이다.
 러시아도 미국 정보기관의 발표를 반박했다.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의 알렉세이 푸시코프 의원은 7일 트위터에 “러시아에 대한 미 정보기관의 모든 혐의는 확신과 추정에 근거하고 있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전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말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관영 TV 뉴스 채널 ‘러시아 투데이’의 마르가리타 시모냔 편집장도 “CIA의 보고서가 나왔다. 올해의 웃음거리”라고 트위터에 썼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 정보기관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아 러시아의 조롱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는 6일 기밀 해제 보고서를 공개하고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푸틴이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대선 개입에 직접 나섰다고 밝혔다.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클린턴에 흠집을 내기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 등의 e메일을 해킹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 자료는 보안을 이유로 내놓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각종 제재에 나서는 등 보복 조치를 내린 상황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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