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우리는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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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
 “자고 싶다는 생각 말고는 감정이 다 사라졌다.”  “매일 다음 날이 오는 게 무서워서 잘 수 없다.”  “이런 스트레스 가득한 하루하루를 버티면 앞에 뭐가 남아 있을까?    일본 최대 광고 회사인 덴츠의 신입사원 다카하시 마츠리(24)씨가 남긴 글입니다.
휴일ㆍ야간 근무에 시달리던 그는 입사 8개월만인 지난해 12월 25일 사원 주택 4층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습니다.
명문대를 졸업해 모두가 부러워하는 회사에 입사한 그는  같은해 10월엔 130시간,   11월에는 99시간 초과 근무를 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 마츠리씨 이외에도 수많은 직원들이 과도한 노동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지난 27일 경북 성주군의 9급 공무원 정우영(40)씨가 심장마비로 숨졌습니다. AI 방역업무를 담당하면서 한달 넘게 매일 12시간 이상 근무한 끝에 벌어진 일입니다.
1995~2013년 6월, 과로사로  업무상 재해 신청 건수 약 ‘1만3000건’  과로사로 업무상 재해를  신청한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연평균 근로시간 2124시간 OECD 35개국 중 2위 OECD 평균의 1.2배 독일의 약 1.6배
우리에게 ‘저녁이 있는 삶’은 꿈만같은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다보면 행복한 날이 올까요.    한국인의 행복지수 OECD 35개국 중 29위  열심히 일할수록 행복지수는 낮아졌습니다.
나는 보았다 밥벌레들이 순대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을                           <지하철에서> - 최영미  그저 먹고살기 위해 죽어라 일만하는 밥벌레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다카하시 마츠리씨의 죽음 이후 일본 정부는 장시간 노동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덴츠의 이시이 다다시 사장은 조사 결과에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장기간 노동 관행을 없앨 필요가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도 근무방식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한 신입사원의 죽음이  일본을 변화하게 만든겁니다.
‘밤 10시 이후 업무관련 카카오톡 금지’ ‘시차출퇴근제’, ‘스마트워킹데이’  한국도 장시간 노동을 줄이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책이 현장에 스며들지 못하고 그나마도 대기업 위주로 적용돼 중소기업은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한 때입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김민표 인턴 kim.minpyo@joongang.co.k
디자인: 서예리 인턴 seo.ye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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