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인생공부 9년+입시공부 3년' 산골 소년, 서울대에 가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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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공부 9년+입시공부 3년` 산골 소년, 서울대에 가다
충북 영동군 상촌면 대해리 물한계곡 물좋고 공기 좋은 이 곳에 댕기머리를 한 산골 소년이 살았습니다.
소년은 아기 때부터 부모를 따라 호주·ㆍ미국ㆍ스웨덴ㆍ핀란드 등 세계 곳곳을 3년 동안 여행하다가 6살이 되던 해부터 물한계곡에 살게 되었어요
소년의 어머니는 이 곳에 ‘자유학교 물꼬’를 만들었답니다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사람 노릇을 할 수 있다’  부모님의 독특한 교육관에 소년은 또래 아이들이 학교 갈 시간에 밭일 하시는 어머니를 도왔어요
낮엔 어머니와 자연을 공부하고 밤엔 TV대신 수많은 책과 함께 했죠
이 소년은 올해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에 합격한 류옥하다군(18ㆍ영동고3)
류옥군은 10세 쯤 되던 해 우연히 생명에 관항 강의를 듣고 인간의 뇌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류옥군은 인간의 뇌를 공부하기 위해 정규학교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검정고시를 통해 영동고에서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 류옥군은  모든 게 낯설었습니다
‘2학년 때 전교 5등 안에 들고 3학년 때 전교 1등을 해서 서울대를 가자’  허리까지 내려와 있던 댕기머리를 싹둑 자르고 맘을 다잡은 그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죠
‘204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뇌생명 과학자라는 꿈을 가진 류옥군은 고등학교 3년 동안 방학 기간 외에는 집에도 가지 않고, 책과 함께했습니다
“산골에서 심심할 때면 어머니와 함께 책을 읽었어요.  TV와 친구도 없어서 최대의 놀이가 책이었습니다.“  류옥군은 자신의 공부에 있어서 ‘독서’가 가장 큰 도움을 줬다고 말합니다.
류옥군은 유년시절부터 책을 읽고 노트에 생각을 정리하면서 사고력과 글쓰기 능력을 키워왔습니다.
남들보다 늦은 공부였습니다. 하지만 류옥군은 늦었다 생각지 않았죠 남들보다 ‘인생 공부’는 일찍 했으니까요
 괜찮아요. 남들 12년 하는 거 저는 3년하는데요, 뭐   정규학교를 다니지 않은 탓에 농어촌 전형 지원이 불가능하기에 서울대는 힘들지 않겠냐는 말에 태연한 척 남몰래 노력한 류옥군이었습니다.
9년 간의 인생공부와 3년의 남다른 노력으로 서울대에 합격한 류옥군은 이렇게 말합니다.  “대학에서 더 열심히 공부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미래의 꿈을 위해 서울대 진학이라는 첫 발자국을 내딛은 산골소년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김민표 인턴 kim.minpyo@joongang.co.k
디자인: 서예리 인턴 seo.ye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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