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영수 회담 정국수습 실마리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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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2일 정부·여당의 개헌 논의 재개 방침과 관련, 각국 언론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앞으로의 진전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매일 치열한 가두 대치 상황과 중대 조치 가능성등 어두운 뉴스만 실리던 뉴욕 타임즈, 워싱턴 포스트지등 미 언론이 22일 모두 1면 톱으로 한국의 협상 국면을 전했다.
다음은 서울 상황 진전에 관한 각국 보도 기관들의 반응이다.

<워싱턴 포스트지>
(칼럼니스트「플로라·루이스」)=한국에 있어서 문제는 괄목할만한 경제적·사회적 발전을 이룩한 나라에서 정치가 뒤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국제 통상에 있어서 획기적인 발전과 실적을 이룩했다 하더라도 아직 분단 상태에 놓여 있다. 「카터」대통령이 주한 미군 철수를 계획한바 있었는데 아마 한국의 국내 정치 발전을 신장시키고 미국의 군사비용을 줄이는 면에서는 좋은 아이디어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미소데탕트가 무너지고 소연이 허점 있는 곳을 찌르는 사태를 감안할 때 철군은 전략적으로 나쁜 아이디어였다.
미정책의 딜레머에는 해답이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한국 정부에 자제를 당부하고 야당과 대화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실효가 별로 없었다.
시위자의 눈에는 미국이 반대를 하면서도 아무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이를 지지하는 증거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경제 제재는 안된다.

<뉴욕 타임즈지>
한국 지도자들은 야당 측에 화해 제스처를 취해 현정치적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한 가혹한 조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강온 대책중 어느 것을 결정하느냐는 것은 몇 가지 고려 사항에 의해 좌우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국내 정치 현안,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 미국의 압력, 가두 충돌에 관한 신문·방송보도가 올림픽 개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 등이다.
「시거」미 국무성 아-태 담당차관보가 서울을 방문하면 미국의 영향력이 또다시 행사될 것이다. 결정적 시기에 이루어지는 그의 방문은『일을 복잡하게 할 것』이라고 한 외교관은 말했다.
노태우 민정당대표위원은 개헌 협상에 관한 토론을 시작하자고 제의할 것 같다.
노대표도 전대통령과 함께 4·13조치는 번복할 수 없는 것이라고 얘기해 왔기 때문에 체면을 잃지 않으면서 이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요 과정에서 노대표가 각광을 받는 대신 전대통령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노대표를 대통령후보로 부각시키는 면도 있을 수 있지만 여당 측의 정치적 양보가 실패할 경우에는 노대표가 비난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워싱턴=한남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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