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극심… 하루가 급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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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하루가 급하다. 5일까지 현대차 노사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2천6백여 협력업체들은 끝장이다. 언제 해결될지 모를 정부의 긴급조정권의 발동을 기대할 여력이 없다."

4일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한 이영섭(62.진합 사장.사진)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협의회 회장은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자살 급보와 정부의 긴급조정권 검토가 노사 양측을 신중한 자세로 변화시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협력업체 연합회 대표 자격으로 5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기아차 파업사태와 노사 양측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李회장은 "7월에는 납품을 못해 협력업체들의 생산라인이 완전히 멈춰 모든 업체가 극심한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자동차산업 생리상 일주일마다 수금을 해야 버틸 수 있는데, 한달간 돈 줄이 끊어졌다"고 털어놓았다.

광주시의 경원하이텍이 부도나는 등 협력업체 대부분이 연쇄 부도 위기에 직면해 있어 요즘 어음을 어거지로 틀어 막는 일이 주요 업무라고 그는 덧붙였다.

李회장은 "극심한 자금난으로 언제 무너질지 모를 우리에겐 내일이 없다"며 "현대차 노사 양측이 현명한 판단으로 서로 양보해 국가 경제를 살리기를 기원한다"고 애원했다.

그는 "대기업 노조가 노동운동에 나서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도요타 등 선진 업체들처럼 국가 경제와 협력업체를 위해 생산라인이 계속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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