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억 원 들인 「북 제주 화전」 엔진 등 결함 제구실 못한다|1∼4호기 구형모델 사들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제주도의 원활한 전력공급을 위해 한전이 약 2백억 원을 들여 건설한 북 제주 화력 발전소가 발전기종의 잘못 선택과 설계상의 하자로 연료비가 많이 드는 데다 일부 발전기는 벌써 개·보수를 해야될 판이어서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동자부 및 관련기관에 따르면 한전은 기존 제주도내 화력발전소가 노후화 된데다 상대적으로 비싼 발전단가를 낮추기 위해 경유를 사용하는 내연 기관 식 북 제주 화력 발전소를 건설키로 하고 84년부터 86년 6월까지 5천km까리 8호기를 완공했다. 그런데 이중 1∼4호기는 구형모델을 공급받음으로 써 연간 연료비가 5억 원 정도 더 들며 준공 1년 정도 밖에 안된 5∼8호기는 신형으로 대체했지만 기술·설계상의 미비점이 발견되어 전면 다시 손을 봐야 한다는 것.
특히 북 제주 화력 발전소의 엔진공급을 둘러싸고 일본의 NKK 사와 니이가타 사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는데 1∼4호기의 경우 공사를 맡은H사가 값싼 니이가타사 의 구형모델을 선정함으로써 결국 막대한 연료비의 추가부담 요인이 발생했으며 5∼8호기의 경우 공사를 맡은 한국 중공업이 성능과 효율이 좋은 NKK 사 제품을 추천했으나 한전이 또다시 니이가타 사 제품을 선정함으로써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한중이 5∼8호기 엔진발주를 앞두고 84년 6월 실시한 1차 견적에는 km시간당 연료소비에서 NKK 사가 1백83·5g용 모델을 제시한 반면 니이가타 사는 1백93g용 모델을 제시했으며 12월에 실시한 2차 견적 에서도 니이가타 사가 연료소비가 다소 개선된 (1백85g) 모델을 제시했으나 여전히 NKK 사 보다는 연료소비가 높았다는 것.
더우기 니이가타 사 엔진을 공급받아 86년6월 완공된 5∼8호기의 경우 7월의 6, 7호기 예비 및 본 성능 시험에서 연료 소비율이 당초 계획보다 5∼11%가 초과, 한전에 의해 성능시험이 중단되기도 했으며 8월의 니이가타 사의 엔진수정 작업을 거쳐9월에 재 성능 시험을 실시했으나 엔진의 핵심부품인 터보 차저 등의 내구성이 저하되어 엔진의 신뢰성이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한전의 기술진들은 5∼8호기는 설계측면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바 있다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