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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시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자기를 보며>
이희구

<동대문구 묵1동121 대농아파트 라동301호>
사슴 한 마리를
입김에 띄워 보내면
창가를 물들이는
우유빛 그리움 되어
남쪽을 향한 이 내 마음에
물그림자 드리운다.

<그네>
김현지

<서울관악구 신림11동 건영아파트가동906호>
홍치마 한폭 굴러
구름 한번 안아보고
되 굴러 밟은 하늘
모로 눕는 산 마을들
종달이 울음 끈달면
산자락이 넘어진다.

<추모>
정현숙

<경기도 성남시 성남동716의6>
간 밤 이슬비에
깎여나간 생각의 뿌리.
아린 네 살을 쥐어까고
묻힐 곳 헤매이나
의연히 참고 서 있는
고목에나 비기리.

<미정>
장윤정

<서울관악구 신림9동 1556의36>
내 인생은 너무 짧고,
나를 세울 수도 없어라
삶, 문학, 공감
관념의 망설임이여
아무런 잘못도 없이
질책을 기다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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