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해 신생아 수 사상 첫 100만명 밑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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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본의 신생아 수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1899년 이래 처음으로 100만명을 밑돌 것으로 추산됐다. 2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올해 후생노동성의 인구동태조사 추계를 통한 신생아 수는 98만~99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100만5677명)에 비해 2만여명 준 것으로 100여년 전 규모와 같다. 전후 제 1차 베이비 붐 당시 신생아가 가장 많았던 1949년 비하면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본의 전체 인구는 2008년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지난해 말 1억2688만 명으로 떨어졌다. 현 추세대로라면 2050년 1억 명, 2100년 5000만 명을 밑돌 전망이다.

일본의 신생아 수 감소는 20~30대 여성 인구가 줄고 있는 것과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 올 10월 현재 이 연령대 여성은 약 1366만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인 출산율은 2005년 1.26을 기점으로 바닥을 쳐 지난해는 1.45를 기록했지만 가임 여성의 감소로 신생아 수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결혼 건수도 올 7월까지 36만82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줄어들었다. 결혼 연령도 올라가는 추세로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1.1세, 여성 29.4 세로 조사됐다. 만혼 현상에 따라 여성의 첫째 아이 출산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둘째 아이 이후의 출산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는 사망자 수가 신생아 수를 웃도는 ‘자연 감소’도 전후 가장 많은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자연 감소는 10년 연속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지난해 1억 총활약 담당상을 신설해 결혼ㆍ육아 등 지원을 통한 저출산 대책에 나서고 있으나 가임 여성 감소로 단기간의 성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안정적인 인구 균형을 통한 경제 성장을 위해선 의료와 요양 등 고령자 중시의 사회보장 예산 배분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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