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속 현금 세어보세요, 한국인 평균은 7만7000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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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 성인들의 지갑 속 현금은 평균 7만7000원 정도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급수단으로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선호하는 현상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성인 2500명 조사
시장·병원·약국서 현금 사용 많아
신용카드 비율 54.8% 미국의 2배

이는 한국은행이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1일 발표한 ‘2016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1명이 평소 지갑에 보유하는 현금은 평균 7만7000원으로 지난해(7만4000원)보다 3000원 늘었다. 남성이 평균 8만2000원을 넣어 다니는 것으로 조사돼 여성(7만2000원)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가 9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5만3000원으로 가장 적었다.

지급수단의 편리성·안전성·비용·수용성 등을 종합한 만족도도 현금이 100점 만점에 83.2점으로 가장 높았다. 신용카드(80.8점), 체크·직불카드(76.0점)가 뒤를 이었다.

실제 지급수단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 사용건수 기준으로 전체의 50.6%를 차지한 신용카드였다. 현금은 신용카드 사용비중의 절반 수준인 26%였고, 체크·직불카드는 15.6%였다.

신용카드를 많이 쓰고 현금 거래를 줄이는 흐름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비중은 2014년의 34.2%보다 16.4%포인트 높아졌지만, 현금 사용비중은 2014년 37.7%보다 11.7%포인트 떨어졌다.

사용금액 기준으로는 현금의 순위가 더 낮다. 신용카드(54.8%)가 가장 높았고 체크·직불카드(16.2%), 계좌이체(15.2%), 현금(13.6%) 등의 순서였다. 선호하는 지급수단에서도 신용카드가 66.4%로 압도적인 1위였고, 현금은 22.8%, 체크·직불카드는 10.8%였다.

신용카드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카드 결제 소액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올해 신용카드의 결제 건당 금액은 2만3000원으로 2년 전보다 9000원 줄었다.

카드 사용 비중이 큰 곳은 주유소(97.9%), 대형 마트 및 백화점(86.9%), 교통수단(82.7%) 등이었다. 반대로 현금 사용 비중이 큰 곳은 전통시장(79.2%), 병원 및 약국(60.6%), 편의점(60.2%) 등이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의 신용카드 사용 비중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나라의 지급수단 중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기준으로 캐나다 30.8%, 미국 23.3%, 호주 19.0%, 독일 1.3%, 네덜란드 1.0% 등이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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