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잣대…경북 구미시의 민방위교육장 대관

중앙일보

입력

'지난 토요일(17일)의 (경북) 구미 강연은 구미시의 대관 취소로 할 수 없이 거리 강연으로 진행됐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지난 1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의 일부다.

이 시장은 강연 장소를 구하지 못해 구미시 원평동 구미역사 앞 도로에서 화물차 짐칸를 무대 삼아 거리강연을 진행했다. 원래 강연은 '박근혜 퇴진 구미시국회의' 주최로 구미시 민방위교육장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미시가 강연장 대관을 불허하면서 거리에서 진행된 것이다. 그런데 이 시장의 거리강연 사흘 전인 14일 오후 구미시가 이 민방위교육장을 한 탈북 교수 안보강연을 위해선 대관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진보적 성향의 단체 대관은 거절하고 보수성향의 행사 대관은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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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구미시에 따르면 당시 구미시 민방위교육장에 진행된 탈북 교수 안보강연엔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중 일부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지지자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구미시 대관 담당 공무원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한 간부 공무원은 "이재명 성남시장 초청 강연 행사는 정치적인 부분이 있어 대관을 거절한 것이다. 안보강연은 정치적 행사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광진(31·구미시 인동동)씨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강연은 정치적이고, 안보강연은 정치적이지 않다는 것이 과연 어떤 기준에서 나온 것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구미=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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